日도 충격, “코글란, 강정호에 살인태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19 05: 56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충격의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자국 출신 선수들이 비슷한 악몽을 겪은 적이 있는 일본도 우려와 동시에 성토의 목소리를 냈다.
강정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회 수비 도중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30, 시카고 컵스)의 거친 태클이 무릎을 다쳤다. 병살 플레이로 이어가려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코글란이 깊게 태클을 했는데 이것이 너무 거칠어 강정호의 부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왼 무릎 반월판과 정강이뼈가 손상된 강정호는 18일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로써 강정호는 앞으로 최대 6~8개월 정도 경기에 나설 수 없을 전망이다. 올 시즌이 끝난 것은 물론 내년 스프링캠프와 개막전 출전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한창 날아오르던 강정호의 상승세를 꺾을 수도 있어 선수 경력에서 가장 중대한 시기에 이르렀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코글란은 이미 한 차례 ‘전과’가 있는 선수다. 2009년 당시 이와무라 아키노리(당시 탬파베이)에게도 비슷한 거친 태클을 감행해 결국 이와무라도 왼 무릎 부상을 당한 기억이 있다. 규칙 내에서 상대 수비수를 방해하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정도가 지나쳐 상대 선수를 부상으로 몰고 가는 태클을 두 번이나 했다는 것이다. 현지의 시선이 썩 좋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악몽을 가지고 있는 일본 언론도 일제히 코글란을 부각시켰다. 전문매체인 ‘풀카운트’는 18일 ESPN의 보도를 인용해 “한국의 A-로드로 불리는 피츠버그 내야수 강정호가 컵스전에서 무릎 부상과 정강이 뼈 골절이라는 중상을 입고 시즌 아웃됐다”라고 전하면서 “코글란은 신인 시절이었던 2009년 당시 탬파베이의 2루수인 이와무라에게도 똑같이 거친 태클을 했던 선수다. 당시 이와무라는 무릎 전방 십자 인대가 파열됐다”라고 떠올렸다.
‘베이스볼 킹’도 “한국의 A-로드가 살인태클에 시즌 아웃됐다”라는 제목 하의 기사에서 역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어 “강정호의 시즌 내 복귀는 절망적이다. 첫 해부터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앞둔 팀에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피츠버그로서는 이날 경기까지 져 충격이 큰 하루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본 출신 내야수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부상을 당한 경우가 몇 차례 있다. 앞서 언급한 2009년 이와무라는 물론 미네소타 소속이었던 2011년 니시오카 쓰요시 역시 병살 플레이를 만들어내려다 닉 스위셔(뉴욕 양키스) 거친 태클에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최연소 일본인 야수였던 니시오카는 그 후 MLB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마쓰이 가즈오 또한 역시 2루 베이스 위에서 충돌로 부상을 당한 전력이 있다. 일본 야구계로서는 남의 일이 아닌 셈이다.
우리도 아주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악몽이 있다. 2013년 이학주(탬파베이) 역시 마이너리그 경기 중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다 2루 베이스에서 트래비스 이시카와와 부딪히며 무릎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최악의 부상이었다. 탬파베이 최고 유망주 중 하나로 2013년 연내 MLB 승격이 유력시되던 이학주는 재활에만 1년을 투자해야 했고, 결국 2014년에 이어 올해에도 MLB 무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피츠버그=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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