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웹툰 유영태·황지성·샴 작가 인터뷰②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9.19 07: 30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만화 시장은 웹툰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웹툰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특히 스포츠 웹툰은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때로는 사실적인 이야기, 때로는 프로 스포츠에 대한 풍자를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축구, 야구 등의 스포츠 웹툰을 그리는 작가들을 만나보았다. ‘육아부부의 사야이’의 유영태 작가, ‘황지성의 야톡(TALK)’의 황지성 작가, ‘바운스킴의 직구와 조크볼’의 김세환(스토리)·김욱형(그림)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OSEN: 프로 스포츠에 관련된 웹툰은 풍자, 해학이 많이 들어가 파급효과가 큰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신경 쓰는가. 댓글도 챙겨 보는가.
샴 김세환 작가: 그래서 사고를 여러 번 쳤다. LG 리즈 사건으로 사고 쳤을 때 댓글도 심한 게 많이 달렸다. 찾아와서 테러하겠다는 메일까지 왔다. 그 이후로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것 같다. 댓글은 숫자만 본다. 안 본지 반 년 정도 된 것 같다. 유영태 작가님이 댓글 안 보신다 했을 때 이해 못했는데, 지금은 알 것 같다.

샴 김욱형 작가: 저 같은 경우는 댓글을 다 본다. (보고 세환씨에게 반응을 전달해주나?) 반응이 너무 안 좋다 싶으면 서로 이야기를 한다. 아예 안 좋을 거 같을 때는 안 본다. 다음 작품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OSEN: 직구와 조크볼의 매력은 풍자인 것 같다.
샴 김세환 작가: 눈치 안 보고 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너무 자극적일 때도 있어 자제하는 편이다. 요새는 생각을 3번 정도 하고 작업한다. 지금은 많이 착해졌다.
OSEN: 유영태 작가와 황지성 작가는?
유영태 작가: 지금은 댓글을 본다. 한동안 안 봤었는데 안 보니까 내 만화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사람들의 말을 들어야 ‘내가 잘 하고 있구나, 못하고 있구나’를 평가하게 된다. 살짝 댓글의 자음만 보고 나쁘다 싶으면 확 넘기기도 한다. 또 좋다 싶은면 천천히 본다(웃음).
황지성 작가: 주변 반응에 신경을 꽤 많이 쓴느 편이다. 그래도 실수를 많이 한다.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지금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신경을 덜 쓰려고 한다. 그러면서 최대한 사실 그대로 표현하려고 한다. 보통 문제가 됐을 때를 보면 과하게 표현했을 때다. 그래서 ‘사실’에 중점을 두고 있다.
OSEN: 유영태 작가의 경우에는 프로야구를 다루지 않는다. 특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는가.
유영태 작가: 처음부터 육아부부에서 일반 야구와 차이점을 두려고 했다. 야구를 못하는 날에는 육아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을 재미있게 해줘야 한다. 그래서 부부 싸움, 외로움 같은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 공감을 하는 독자 분들이 많다.
OSEN: 웹툰에 특정 선수를 등장시킬 때 신경 쓰기도 할 것 같다.
황지성 작가: 좋아하는 선수라면 좀 더 예쁘게 그리려고 노력한다. 더 애정이 있다 보니 무의식 중에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유영태 작가: 성향상의 문제인 것 같다. 좋아하는 선수는 닮게 못 그릴까봐 걱정된다. 또 싫어하는 선수는 그려서 상처를 주는 게 싫다. 웹툰은 알게 모르게 파급력이 있다. 한 때는 특정 선수만 그림에 넣으면 반응이 좋을 때도 있었다. 그러면 댓글도 많이 달리고, 욕도 많이 달린다. 그래서 그렸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선수, 가족들도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나도 거대한 악플러구나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못 그리겠더라.
황지성 작가: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악플이 많이 달리면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저도 특정 선수에 대해 안 좋게 표현하면 그 선수에 대해 깎아내리는 사람이 되는 거다. 그런 생각을 한 이후에는 조심스러워졌다.
유영태 작가: 그런데 비판 없이 프로 스포츠를 그리긴 힘들 것 같다. 나는 그래서 사회인 야구를 그리는 것도 있다. 차라리 ‘날 비판하자, 우리 팀 동료들을 비판하자’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애정이 있으니까(웃음). 너무 조심스럽다보면 스포츠 웹툰은 재미없어지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샴이 총대를 메고 하는 느낌이다. 샴이 이런 걸 안 하면 재미가 없어질 것 같다. 풍자에 대해 독자분들도 관대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샴 김세환 작가: 항상 선수들이 본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손흥민 선수를 검색해서 봤는데 인터뷰에서 웹툰에 대해 언급한 게 있었다. 거기서 손흥민 선수에게 ‘상처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냥 만화로 본다’라는 답을 봤다. 그걸 보고 마음이 조금 편해지기도 했다. 조심하자는 생각은 하는데 컨셉이 어쩔 수 없다.
샴 김욱형 작가: 선수를 풍자할 때 수위에 대해 생각하진 않는다. 비판하는 게 맞을 때는 심하게라도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한 번 비판했던 걸 가지고 나중에 또 비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OSEN: 서로의 만화를 본적이 있는가?
샴 김세환 작가: 황지성 작기님 ‘야톡’이 올라온 걸 봤는데, 웹툰이 좋은 것 같다. 우리와 다른 성향이신데, 약간 온순하게 하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샴 김욱형 작가: ‘사야이’를 보면 재미있어 보인다. 작가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정말 재미있게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축구인 만화를 그리고 싶은데, 이미 먼저 시작점에 계셔서 괜히 따라하시는 것처럼 보일까봐 못하겠다.
황지성 작가: 말씀해주신 거랑 반대다. 저는 오히려 순화해서 표현하는 게 콤플렉스다. 야구팬들은 열성적이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을 때도 있다. 눈치를 안 보는 거 같아서 작가님들의 소신이 느껴질 때가 있다. 저한테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보니 부럽기도 하다. 배움이 될 때가 많다. 유영태 작가님 같은 경우는 공감 코드를 정말 잘 잡으시는 것 같다. ‘사야이’를 보면 야구도 그렇고 육아도 관심이 많은 부분이라 공감을 굉장히 많이 한다. 그런 부분에서 능력이 탁월하신 것 같다.
유영태 작가: 황지성 작가님 작품은 그림이 너무 귀엽다. 요새 여성 팬들, 독자님들이 많아지는데 황지성 작가님의 같은 경우에는 여성 독자들을 많이 유입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누군가 다치지 않게 그린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제가 하고 싶은 프로야구 버전의 웹툰인 것 같다. 샴 친구들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웹툰을 아주 좋아하진 않는다(웃음). 그림도 잘 그리고 소재도 잘 뽑는데, 중독이 너무 강하다. 많은 팬들이 샴 작가의 성향을 따라가길 바란다. 그래서 한 동안 다른 작가들한테 ‘왜 샴처럼 못그리느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케릭터가 너무 세다 보니 주변 작가들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 그래도 다양한 만화가 있어야 하니 샴은 오히려 더 독하고 세게 했으면 좋겠다.
황지성 작가: 처음 야구 웹툰 시작할 때 저 스스로 색깔이 흐릿했다. 그 때 직구와 조크볼이 한창 인기가 많았다. 주변에서 저 작품처럼 강하게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그렇게 한다고 했다. 그런데 댓글에서 ‘모범생이 일준 흉내 내는 애처럼 보인다’는 식의 이야기가 많았다. 내 갈 길은 아닌 것 같다(웃음).
유영태 작가: 이 친구들만의 매력이 있다. 이 상태로 쭉 갔으면 좋겠다.
OSEN: 웹툰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유영태 작가: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으면 좋겠다. 유일한 낙은 독자들이 재미있게 봤느냐이다. 볼 때 마다 1원씩 주냐는 말도 하지만 아니다. 우리도 월급쟁이다. 독자들이 ‘재미있다, 없다’를 말해줘야 더 파이팅 있게 그린다. 아무 것도 없으면 ‘내가 그런 길 보는 사람이 있나’라면서 의욕이 안 생긴다(웃음).
황지성 작가 재미있게 봐주시되 넓은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표현이 서툴 때도 있고, 의미가 잘못 전달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보는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야구팬이다. 선수들을 항상 응원하고 맹목적으로 깎아내리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다. 야구 웹툰은 제가 좋아하는 야구를 야구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저만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너그럽게 봐주시면 더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샴 김욱형 작가: 성원에 감사드린다. 항상 팬 여러분들을 재미있게 해드리기 위해 힘쓰겠다.
샴 김세환 작가: 만화 퍼갈 때 링크 좀 같이 걸어줬으면 좋겠다. 또 웹툰은 그냥 만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응원하는 팀을 욕했다고 너무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댓글에 의견도 많이 달아주셨으면 좋겠다.
[사진] 맨 위- 상단 좌측부터 유영태 작가, 황지성 작가, 김세환 작가, 김욱형 작가. 중간- 샴 김세환 작가. 아래- 샴 김욱형 작가.
[스포츠 웹툰 링크]
‘스포츠 카툰 세상’ 페북 체널 https://www.facebook.com/jonnacarter21
유영태 작가 사야이 카툰 http://durl.me/9u7s4r
샴의 싸컷 http://durl.me/9u7s9t
샴(바운스킴)의 직구와 조크볼 http://durl.me/9u7sda
황지성 작가의 야구친구 페북 https://www.facebook.com/yaguchingu
황지성 작가의 피치 : 마운드의 여왕 http://webtoon.olleh.com/toon/timesList.kt?webtoonseq=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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