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도 가세…MVP 레이스 3파전 확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19 06: 03

박병호(29, 넥센)와 에릭 테임즈(29, NC)의 양자구도로 진행되는 듯 했던 2015년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 변수가 끼어들었다. 최근 연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넘기고 있는 야마이코 나바로(28, 삼성)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 성적이라면 ‘3자 구도’ 개편도 허튼 소리는 아니라는 평가다.
나바로는 최근 미친 듯한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4푼7리의 고타율을 기록함은 물론 최근 7경기에서는 무려 7개의 홈런과 17타점을 쏟아내며 삼성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17일 대구 SK전에서 1회 결승 3점 홈런을 쳐낸 나바로는 그 기세를 몰아 18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요즘은 맞으면 홈런이라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이런 나바로의 성적은 이미 KBO 리그 역대 2루수 중 최고에 등극했음은 물론 올 시즌 순위표에서도 ‘빅3’를 이루는 수치다. 18일 45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에 도달한 나바로는 1위 박병호(48개)와 3위 테임즈(43개)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타점에서는 128타점으로 역시 1위 박병호(135개)와 3위 테임즈(125개)의 사이다. 득점(119개)에서도 1위 테임즈(123개)에 이어 박병호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지금까지 MVP 레이스는 박병호-테임즈의 양자구도였다. 아직은 우열을 가리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엄청난 개인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누가 ‘랜드마크’를 점령할 것인가에 관심이 몰렸다. 박병호는 KBO 리그 역사에서 전무했던 2년 연속 50홈런에 도전하고 있다. 상징성이 크다. 테임즈는 역시 전무했던 40-40에 도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테임즈의 성적이 조금 나아 보이기는 하지만 MVP 투표에서 국내 선수들이 조금 더 높은 가치를 받았던 성향을 고려하면 알 수 없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이 상황에서 나바로가 끼어든 것이다. 추월을 논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막판까지 홈런·타점·득점에서 모두 1위를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그렇다면 두 선수 외에 마땅한 후보가 없었던 MVP 레이스에 입후보 자격도 충분하다. 나바로는 타율이 3할이 채 되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이미 2년 연속 20-20을 달성했고 두 선수에 비해 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2루수라는 점도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설사 나바로가 유의미한 세력을 모으지 못한다고 해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골든글러브와는 달리 MVP 투표는 투표인단이 훨씬 적다. 나바로가 몇 표라도 가져간다면 그 몇 표가 상대적으로 크게 도드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박병호-테임즈의 대결로도 역대 몇 손가락 안에 뽑힐 만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바로의 등장은 분명 흥미로운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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