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오랜만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손승락은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팀이 7-5로 추격당한 8회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손승락은 2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팀의 2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손승락은 지난달 5일 KIA전 이후 45일 만에 세이브를 달성하며 시즌 22세이브를 기록했다.
최근 손승락의 보직은 마무리가 아니었다. 3일 1군에서 말소된 뒤 열흘만인 13일 1군에 복귀한 뒤 그는 중간에서 2경기에 나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처음부터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코칭스태프의 배려와 팀의 순위 싸움 총력전이 겹치면서 그는 보직과 상관 없이 불펜으로 등판했다.

그러나 결국 그가 돌아올 곳은 팀의 승리를 매조지는 9회였다. 손승락은 8회 무사 1,2루에서 최경철의 번트로 선행주자가 3루에서 잡힌 뒤 대타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최경철의 도루 실패로 이닝을 마쳤다. 이어 9회 삼자 범퇴로 경기를 오랜만에 자신의 손으로 끝냈다.
넥센은 이날 승리를 거두면서 같은 날 한화에 6-7로 패한 4위 두산과의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2경기로는 불안한 3위 수성에 파란 불이 켜진 것. 앞으로 남은 12경기에서 넥센이 5할을 기록할 경우 79승1무64패가 되는데 두산이 10승3패를 해야 80승64패로 승률에서 앞설 수 있어 넥센의 3위권 싸움이 유리해졌다.
손승락이 3일 말소된 후 염경엽 감독이 가장 아쉬움을 표했던 것은 구종 선택이었다. 염 감독은 "직구와 컷 패스트볼만 던져 잡기에는 그동안 타자들에게 너무 많이 읽혔다. 그동안 연습한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시도해봐야 하는데 마운드에서는 구종이 다시 단조로워진다"고 말했다. 그가 16일 LG전에서 던진 슬라이더와 19일 던진 포크볼은 그의 변화를 엿보게 했다.
손승락이 9회를 지킨다면 그동안 돌아가며 마무리 역할을 했던 한현희와 조상우는 다시 7,8회를 지키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최근 2년간 리그 세이브왕을 지킨 손승락이기에 팀도 그를 믿고 기다려왔다. 염 감독은 19일 경기 후 "손승락이 오늘 좋은 투구를 했는데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