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민, 애리조나에서 꿈꾸는 전화위복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20 10: 12

“마른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더라고요. 내심 아쉬웠죠”(웃음)
SK 내야수 최정민(26)은 8월 16일 인천 두산전을 회상하며 웃었다. 당시 경기는 별다른 문제없이 시작되는 듯 했다. 그런데 경기 시작을 30분 앞두고 갑자기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취소됐다. 남에게는 그저 한 차례의 우천취소일 수도 있었지만 최정민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최정민은 “이날 선발 출장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경기가 취소됐고 그 후로는 경기에 뛰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당시를 돌아봤다.
사실 신진급 선수들에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제한된 기회에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게다가 이날은 선발출장이었다. 2~3타석 정도는 들어서며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 선발 오더를 보며 이를 악물었지만 그 기회는 비가 가로 막았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최정민은 “다 지난 일이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표정을 바꿨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2012년 SK의 5라운드 지명을 받은 최정민은 일찌감치 상무에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올해가 제대 후 첫 시즌이었다. 그 첫 시즌에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퓨처스리그 73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 14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1군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틈타 1군에도 올라올 수 있었다. 타석이 많지는 않았지만 8경기에서 타율 3할8리, 2타점을 기록했다. 2루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줬다. SK의 내야 라인업은 갈수록 인원이 많이 필요해지는 추세다. 특히 2루는 아직 완벽한 붙박이가 없다. 여기서 최정민이 공·수·주 모두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은 구단에서도 높이 인정하고 있다.
1군 생활을 더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최정민이 전화위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20일 출국하는 SK 교육리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SK는 20일부터 10월 22일까지 미 애리조나에서 KIA와 연합팀을 이뤄 교육리그에 참가한다. 어설프게 1·2군을 들락날락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교육리그에서 견문을 넓히고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는 것이 낫다는 게 최정민의 생각이자 각오다.
최정민은 “신인 때 교육리그에 간 적이 있었다. 진짜 말 그대로 모든 것이 ‘교육’이다. 그쪽 선수들은 우리와 하는 것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배울 것이 많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정민이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체력적인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최정민은 “상무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올 시즌을 치러보니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힘이 들었다”라면서 체력과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당찬 의지를 드러냈다.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겠다”라는 목소리에서 내년에 대한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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