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반등! LG 가을캠프에 사활건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9.20 08: 11

LG 트윈스가 팀의 미래를 좌우할 오프시즌을 앞두고 있다. LG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고치 마무리캠프에 군전역자들을 비롯해, 20대 선수들을 대거 참여시킬 계획이다. 1, 2년차가 아닌, 현재 1군에서 뛰고 있고, 내년에 1군에 투입될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 두 달 동안 이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야, LG의 포스트시즌 재진입도 가능해진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9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다음 주 경찰청서 전역하는 임찬규 이천웅 강승호 셋 다 교육리그에 갈 예정이다. 상무에서 전역하는 정주현도 미야자키로 간다”며 “이번에 전역하는 선수 모두 등록시키지 않을 것이다. 2차 드래프트를 생각하면 넣을 이유가 없다. 지금 상태에서 40인 명단을 짜도 고민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양 감독은 서상우와 나성용 등 현재 1군에 있는 몇몇 선수들도 교육리그에 참가한다고 전한 바 있다.  
다가오는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의 컨셉은 포지션 정립이다. 수비 문제로 1군 무대서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 서상우와 나성용을 비롯해,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강승호와 정주현도 자기 자리를 찾게 할 계획이다. 양 감독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기 보다는 한 포지션에 전문화시킬 것이다. 같은 내야수라고 해도 픽오프 플레이나 송구, 타구를 처리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크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자리하는 선수 외에는 올해 (박)지규나 (박)성준이, (장)준원이처럼 한 포지션에 집중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LG는 지난 몇 년 동안 너무 많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만들었다. 2013시즌 손주인이 주전 2루수가 되기 전까지 너도나도 2루 수비 연습을 했다. 가을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2루수 한 자리를 두고 무한경쟁을 유도했다. 주전이 되지 못한 선수들은 여기저기를 떠도는 백업선수로 전락했다.
하지만 이는 선수들의 성장에 악영향만 끼쳤다. 현재 kt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경수를 비롯해 문선재 김용의 백창수 등은 오랫동안 자기 자리 없이 방황했다. 결국 문선재와 김용의는 지난해부터 외야수가 됐다. 코칭스태프는 신예 선수들에게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고, 시간만 허비하게 만들었다.
양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를 통감, 무분별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양산은 피하려고 한다. 간혹 내야수나 외야수가 1루 수비를 보는 경우는 있지만, 2, 3루와 외야를 모두 보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 한 자리에서 수준급 수비를 펼치는 게 팀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 시절 포수를 봤던 서상우를 1루수로, 나성용을 코너 외야수로 낙점했다. 둘은 올 시즌 내내 수비 연습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번 가을캠프를 통해 마침표를 찍으려고 한다. 2016시즌에는 이름 옆에 붙은 ‘DH'를 제거해야만 한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강승호와 2루와 외야수비가 모두 되는 정주현도 마찬가지다.
양 감독은 “승호의 경우, 타격을 보고 나서 포지션을 정하려고 한다. 정말 타격이 좋다면, 유격수로 낙점할 것이다. (오)지환이가 입대했을 때 승호가 주전 유격수가 될 수 있다”며 “주현이는 상무에서 체격도 키우고 힘도 많이 좋아졌다고 들었다. 원래 스피드는 있는 선수니까 힘까지 붙어서 야무진 플레이를 더 잘해주지 않을까 싶다. 주현이 역시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수비 한 자리를 확정짓겠다”고 이야기했다.
더 이상 베테랑 선수들에게 의존할 수 없다. 올 시즌 LG의 패인은 베테랑 중심선수들의 부상과 기량저하였다. 20대 선수들이 주전으로 올라서고, 팀의 중심이 되지 않으면 LG는 다시 한 번 긴 암흑기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다가오는 캠프가 중요하다. 오지환과 유강남 외에도 더 많은 20대 야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해야만 한다.
미야자키 교육리그는 10월 5일부터 10월 28일까지 진행되며 LG는 일본 프로팀과 총 18경기를 치른다. 일본 팀들 또한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한 유망주들을 대거 참가시킨다. 포스트시즌에 앞서 실전이 필요한 1군 최정예와 맞붙기도 한다. 그만큼 상대의 수준이 높다. 2, 3년 전만해도 현장에선 “전패라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정말로 일본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 1군 투수를 올리지 않으면 대패를 피할 수 없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LG는 조만간 교육리그에 참가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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