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저스틴 저마노(33)가 이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며 부진하고 있다. 지금의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다음 시즌 재계약도 불투명하다.
저마노는 2011시즌 삼성 카도쿠라 켄의 대체 선수로 KBO 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올 시즌 필 어윈의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이 여전히 저마노에 대한 보류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그 보류권을 포기했다. 친정팀의 배려 덕분에 다시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kt는 유독 외국인 투수 운이 따르지 않았다. 크리스 옥스프링, 앤디 시스코, 어윈 3명의 외국인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옥스프링 외에는 크게 부진했다. 시스코는 승리 없이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3, 어윈은 1승 7패 평균자책점 8.68을 기록했다. 사실 1~3선발을 맡아줘야 하는 외국인 투수들이었는데, 실제로는 4~5선발의 임무도 하지 못했다. 결국 대체 선수로 타자 댄 블랙, 저마노를 영입했다.

저마노는 2011시즌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8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2.78로 활약했다. 저마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제구력. 45⅓이닝을 투구하면서 6개의 볼넷만을 허용했다.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었을 뿐, 칼날 같은 제구력을 앞세워 순조롭게 국내 무대에 적응했다.
올 시즌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저마노는 시범경기에서 다소 흔들렸지만 첫 복귀전이었던 7월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바로 승리를 낚았다. 몸에 맞는 공을 1개 내줬지만 볼넷은 없었다. 7이닝 동안 투구수가 77개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이후 7월 21일 수원 한화전 등판에서도 7이닝 1실점 무사사구 피칭을 했다. 2011시즌에 보았던 장점이 그대로 보였다.
하지만 8월 9경기 등판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5.84로 흔들렸다. 이전에 비해 볼넷이 많아졌고 난타를 당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이전 외국인 투수들에 비하면 안정적이지만 타자들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었다. 4년 동안 KBO 리그는 타고투저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는데, 타자들의 기술 향상도 그 중 하나였다. 저마노는 이런 타자들의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기록에서도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피안타율이 무려 3할5푼6리. 그리고 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1.7이다. 볼넷도 12개로 이전에 비해 많아졌다.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기 때문에 제구가 안 되는 날은 영락없이 공략당하고 있다. 2011시즌 저마노의 피안타율은 2할6푼3리에 불과했으나 거의 1할 가까이 치솟았다. 20일 잠실 LG전에서도 1이닝 7피안타 1볼넷 6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kt는 다음 시즌 역시 신생팀 혜택으로 외국인 선수 4명을 활용할 수 있다. 지금의 마운드라면 투수 3명, 타자 1명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 시즌 외국인 투수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시즌 더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야구단에 대한 투자가 점차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수준 높은 투수들의 영입도 예상해볼 수 있다. 결국 8~9월 저마노의 성적이라면 잔류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저마노가 남은 경기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