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세 시즌 만에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NC는 지난 20일 마산 넥센전에서 9-3으로 승리하며 2013년 1군 진입 이후 통산 200승을 거뒀다. NC는 역대 11번째 200승이자 삼성(333경기), 두산(OB, 362경기)에 이어 3번째 최소 경기 200승(388경기)을 기록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막내팀이었던 NC의 보람있는 수확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경기 후 "200승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지만 NC의 성공 사례는 프로야구계에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NC의 능력있는 프런트와 선수단의 신구 조화는 팀을 단기간에 성장시켰다. 그리고 김 감독의 리더십도 있다.

김 감독은 20일 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박민우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다가 "나이에 비해 긴장하지 않고 잘하고 있다"며 칭찬을 던졌다. 그러나 곧 "이제 올해 끝나면 저기(2루)에 경쟁자를 붙여서 더 끌어올려야 한다. 못해도 1번타자고 2루수라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더 몰아붙여서 성장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인왕을 받고 올해 도루 2위(45개)를 기록하고 있는 박민우가 현재에 안주하게 될까 우려하는 김 감독의 말은 언뜻 냉정해보이지만 박민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김 감독은 "워낙 얼굴이 하얘서 처음에 개막전에 내보냈을 때는 긴장해서 얼굴이 허옇게 뜬 줄 알았다"며 박민우에 대한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날 우완 언더 이태양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청주고를 나온 이태양은 대전에서 등판할 때마다 아버지가 야구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감독은 "어느날 이태양이 경기 끝나고 씻지도 않고 부랴부랴 나가다가 나한테 걸려 혼났다. 이태양을 세워 '아버님께 연락드리면 이해해주실테니 따뜻하게 샤워하고 나가라'고 혼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이제 선수들은 자신의 몸을 각자 관리해야 한다. 우리 때처럼 경기 끝나면 다같이 사우나 가고 그런 때가 아니다. 시즌이든 비시즌이든 자신의 몸은 자신이 관리해야 하고 이제는 또 그런 노력을 충분히 보상받는 때"라고 이태양을 혼낸 이유를 덧붙였다.
선수들을 지켜보던 김 감독은 에피소드를 툭툭 꺼내며 웃었지만 이 안에는 김 감독이 팀을 이끌어가는 방법이 모두 녹아있었다. 평소에도 선수단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 감독을 선수들이 모두 따르는 것은 그 안에 애정이 있음을 느끼기 때문으로 보인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