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에는 ‘놀라운 가치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담겨 있다. 신형 ‘아반떼’는 동력 성능·충돌·내구성·R&H(승차감·핸들링)·NVH(소음·진동) 5대 기본 상품성 강화를 통한 기본기 혁신으로, 성장 기반을 새롭게 다지는 중추역을 맡았다.
지난 17일 현대차는 경기도 양평의 대명리조트에서 국내 언론 대상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개최, 대2인 1조로 대명리조트를 출발해 충북 충주시의 킹스데일GC에서 운전자를 교체해 다시 대명리조트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일반 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총 134km를 달렸다.
이날 시승은 ‘기본기’에 대한 현대차의 자신감이 담긴 1.6 e-VGT 엔진을 탑재한 디젤 모델로 이뤄졌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연비, nvh, 기본기를 알아 볼 수 있도록 디젤 모델만 준비했다”고 말했다.

5년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신형 ‘아반떼’ 또한 ‘제네시스’부터 시작된 현대차 변화의 선상에 있다. 당연히 외모도 닮았다.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이 적용 돼 ‘정제된 역동성’을 바탕으로 보다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헥사고날 그릴이 더 크고 낮게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쭉 찢어져 있던 헤드램프는 각도가 완만해지고, 크기가 커졌다. 범퍼 하단부에서 부메랑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안개등은 더 넓어보이는 효과와 함께 강인함을 부여한다. 이전 모델에서 앞으로 쏠린 듯하면서도 날렵하다 못해 어딘지 모르게 속 좁아 보이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드램프와 헥사고날 그릴의 여전한 부조화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형 ‘아반떼’는 후면부의 변화가 특히 인상적이다. 보면 볼수록 눈길이 간다. 로브스터나 아르마딜로의 껍질이 생각나게 하는 ‘제네시스’의 테일램프보다 신형 ‘아반떼’의 테일램프가 더 깔끔하고, 예쁘다.

실내는 깔끔 그 자체다. 역시 편의성과 공간 확보로 현대차를 따라갈 이는 없다. 수평으로 판판하게 진열된 버튼들은 운전자의 주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준중형인데도 1열과 2열의 레그룸, 헤드룸 모두 여유롭다. 트렁크는 압권이다. 170cm의 몸을 밀어넣어도 반 이상이 들어간다. 준중형이 맞나 싶을 정도로, 2열을 밀어넣었다 싶을 정도로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동승기자와 주행 내내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정숙성이었다. 출시행사 때 진행된 주행체험 때도 느꼈지만, 신형 ‘아반떼’ 디젤은 최근 이용한 디젤 차량 중에 가장 조용함을 뽐낸다. 동승석에 앉았을 때보다 운전석이 스티어링 휠과 페달에서 전해지는 진동으로 디젤차의 DNA가 느껴졌지만 이만하면 충분히 ‘정숙’했다.
시동을 걸었을 때와 정차 시, 급가속 시 외에는 크게 특유의 디젤 소리가 귀에 울려오지 않았다. 일반도로는 물론, 노면 소음이 가장 심한 콘크리트 위를 달려도 음악을 즐기면서 동승기자와 일상처럼 대화가 가능했다. 초고속으로 올라가도 마찬가지였다. 신종섭 현대차 종합성능개발 1팀 파트장은 시승에 앞서 차량 설명 시 “신형 ‘아반떼’의 5대 기본 상품성 강화 중 NVH가 기본 모델 대비 가장 개선된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형 ‘아반떼’는 3000rpm 이하의 저중속 구간에서의 토크가 개선돼 출발부터 중속까지 매끄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가속력을 발휘했다. 최대토크가 1750~2500rpm에서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탄력을 받은 가속력은 7단 DCT 조합으로 초고속까지 신속히 이뤄졌다. 들뜬 변속감은 전해지지 않았으며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속도를 뽑아 올렸다. 여기에 스포츠 모드로 주행 모드를 바꾸면 곧바로 스티어링 휠의 묵직함과 하단부의 쫀쫀함을 느낄 수 있다.
연비 운전은 개념에 두지 않았으나 고속 주행으로 한번 끌어올린 7단 DCT는 65km/h 이상의 중속에서 계속 유지돼 절로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후반부에 약간의 정체를 겪은 동승기자는 약 67km의 주행 후 15.4km/l를, 한계속도까지 속도를 냈던 2차 주행 후에는 15.9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17인치 휠을 장착한 1.6 디젤 프리미엄 풀옵션 시승 차량의 공인연비는 17.7km/l.
전반적으로 승차감도 합격점이 주어졌다. 과속 방지턱을 45km/h로 넘어도 충격이 없었으며 울퉁불퉁한 시골길과 공사길에서도 준중형급 이상의 승차감을 제공했다. 주행 안정성도 수준급이었다. 고속 주행에도 흔들림이 없었으며 간혹 기존 모델과 동급 모델들에서 느껴지던 차량 후면부가 흔들리는 불안감도 없었다. 코너링에서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인 코너 진입 및 탈출이 가능했다.

예나 지금이나 담임 선생님들의 바람 중 하나는 반 평균 올리기일 것이다. 반 평균은 대개 중위권 아이들의 활약으로 널뛰기 마련인데, 담임 선생님의 기뻐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방아, 네가 우리 반 평균 상승의 주역이다.” /fj@osen.co.kr
아반떼 전체, 전측면, 측면, 후면(위부터).

아반떼 후측면.

아반떼의 더 커진 헥사고날 그릴.

아반떼 센터페시아.

아반떼 1.6 디젤 엔진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