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어려울 때 역시 에이스가 있었다. 양현종(27, KIA)이 팀의 5위 가능성을 다시 타오르게 하는 역투로 에이스의 진면모를 과시했다. 여기에 평균자책점까지 끌어 내리며 사실상 타이틀 굳히기에 들어갔다.
양현종은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귀중한 역투를 선보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KIA는 이번 SK와의 3연전 첫 두 판을 내리 내주며 5위 SK와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진 상황이었다. 남은 경기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만약 21일 경기까지 패한다면 2.5경기의 승차가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여기에 이날 KIA 타선의 상대는 KIA전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선보였던 김광현이었다.
하지만 KIA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최근 등판 일정이 유동적이었던 양현종이었다. 후반기 들어 다소 부진했고 타구에 맞는 등 상태도 좋지 않았지만 양현종은 올 시즌 유일의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리그 간판 투수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었다. 김기태 감독의 신뢰도 절대적이었다. 김광현 카드에 양현종 카드로 맞불을 놓으며 승부를 걸었다. 그리고 그 승부는 적중했다.

양현종은 이날 6이닝 동안 단 77개의 공만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최근 기세가 좋았던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145㎞에 이르는 빠른 공에는 힘이 있었고 이날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좋은 짝을 이뤘다.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볼 배합으로 효율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컨디션은 많이 올라온 모습이었다. 선발진이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는 KIA로서는 5위 싸움의 희망을 양현종의 투구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런 양현종은 생애 첫 평균자책점 타이틀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현종은 2.5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이날 6이닝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2.58까지 끌어내렸다. 2위 에릭 해커(NC, 3.23), 3위 유희관(두산, 3.31)까지의 격차는 꽤 벌어졌다. 앞으로 남은 등판은 모두 2경기 남짓. 양현종이 엄청난 난타를 당하지 않는 이상 좁히기 쉽지 않은 차이다.
양현종은 지금껏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09년 3.1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2013년에는 3.10의 평균자책점이었으나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비공인이고 16승을 거둔 지난해에는 4.25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에서는 그리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다. 양현종 스스로도 평균자책점에 대한 이야기에는 분발해야 한다고 다짐할 정도였다.
만약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킨다면 양현종으로서는 개인 첫 평균자책점 타이틀 수상이다. 양현종은 2010년과 2014년 다승 부문 2위, 2009년 평균자책점 5위를 기록했으며 탈삼진에서는 2009년(4위), 2010년(3위), 2014년(3위)까지 세 차례 ‘TOP 5’에 진입했다. 아직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과 같은 주요 부문에서 타이틀을 따낸 적은 없다. 그러나 올해는 트로피 진열대를 하나 더 마련해야 할지 모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