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도루’ 이명기, 100만원 보너스 따낸 사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22 05: 58

올 시즌 풀타임 3할 타자의 가치를 마음껏 뽐낸 SK 리드오프 이명기(28)는 얼굴에서 피어오르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팀 성적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자신의 올 시즌 목표 중 하나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100만 원의 짭짤한 보너스(?)도 따라오게 됐다. 지난해 11월 걸었던 내기에서 승리자가 됐다.
이명기는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 리드오프 좌익수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6회에는 도루로 2루를 훔쳤다. 심판합의판정까지 간 끝에 아슬아슬하게 살았다. 이로써 이명기는 시즌 2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초 “올해는 반드시 최소 20도루 이상을 하겠다”라고 다짐했던 이명기가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타격 재능에 있어서는 천부적이라고 평가받는 이명기였다. 비록 규정타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부상을 딛고 83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를 기록했다. 올해도 ‘풀타임 3할’이라는 자신의 첫 목표를 사실상 이뤄가는 상황이다. 이명기는 21일까지 127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를 기록해 팀 내 유일한 3할 타자로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그러나 이명기의 올해 목표가 꼭 방망이만은 아니었다. 부족했던 수비와 기동력까지 보완해 진정한 완전체 리드오프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이 목표를 향해 정진했고 올해는 수비와 주루에서도 한결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빠른 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개의 도루에 그쳤던 이명기는 올 시즌 3할-20도루를 모두 달성한 타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전반기와 후반기 페이스가 다르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명기는 전반기 76경기에서 8개의 도루에 그쳤다. 실패도 8개나 있어 성공률은 50%에 머물렀다. 막상 뛰면 살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상대 투수의 견제에 줄곧 잡힌 탓이었다. 이명기도 “견제만 안 걸리고 뛰면 살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경험이 쌓이면서 상대 투수의 성향을 읽기 시작했고 50경기에서 12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실패는 두 차례밖에 없었다. 성공률은 85.7%.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수치다.
그런 이명기는 100만 원의 부수입도 올렸다. 이명기는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도루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동갑내기 내야수 김성현이 “이명기는 20도루를 못한다”라고 호언장담했던 것. 발끈한(?) 이명기가 “100만 원 내기를 하자”라고 제안했고 역시 자신만만했던 김성현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내기가 성립됐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이 질문에 대해서는 김성현이 의기양양했다. 도루 페이스가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기가 후반기 들어 맹렬히 질주하며 내기에서 승리자가 됐다. 공교롭게도 21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타격 연습을 마치고 나란히 덕아웃으로 들어온 두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이명기는 기자를 보자마자 “내가 내기에서 이겼다. 빨리 기사를 써 달라”라고 활짝 웃었고 김성현은 “포수들이 이명기만 봐주는 것 같다”라고 딴지를 걸었다. 어쨌든 올 시즌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두 선수의 얼굴에는 내기의 승패와 관계없이 미소가 피어올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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