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에이스였다.
KIA 좌완 양현종이 지난 21일 인천 SK전에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4승을 따냈다. 앞선 2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데다 어깨회복이 늦어져 등판이 미루어진 경기에서 6이닝동안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였다. 팀도 7-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상대팀도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웠다. 만일 SK에게 진다면 2.5경기차로 밀려나면서 5위 싸움을 접을 수도 있었다. 양현종은 그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유난히 집중력이 강한 투구로 SK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귀중한 1승을 따냈다.

시즌 14승과 함께 양현종은 값진 기록도 얻었다. 이날 6이닝을 더해 시즌 173⅓이닝을 소화한 것이다. 데뷔 이후 역대 최다이닝을 돌파했다. 작년 시즌 171⅓이닝을 던진 것이 최다였다. 2년 연속 170이닝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2경기 정도 더 던진다면 180이닝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 윤성환과 두산 유희관은 이미 180이닝을 넘겼지만 양현종에게는 귀중한 기록이다.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은데도 전열에서 빠지지 않고 묵묵히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각별하게 몸관리를 해왔다. 엔트리에서 제외된 경우는 7월초 어깨통증으로 10일동안 빠진 것이 유일했다.
양현종은 작년 데뷔 처음으로 170이닝을 넘기면서 어깨에 무리가 왔다. 그래서 오키나와 캠프에서 불펜투구를 하지 않고 몸만들기에 주력했다. 귀국해서야 불펜피칭을 했고 시범경기에서 첫 실전을 치렀다. 지연 조정을 선택한 것은 어깨를 보호하기 위했다. 아울러 후반기에 성적이 부진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였다. 매년 구위를 2월부터 끌어올려 실전에 나서다보니 어깨가 무리가 왔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시즌 내내 어깨는 완벽하지 않았다. 직구의 스피드가 예년만 못한 이유였다. 대신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삼은 포피치와 제구력으로 상대했다. 특히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주도권을 갖는 투구를 했다. 더욱이 8월 말 kt와의 경기에서 손목에 타구를 맞고 주춤했다. 어깨피로까지 더해지면서 휴식기간이 길어졌다. 6일 혹은 8일 간격의 등판이었다.
양현종이 제때 나서지 못하자 팀도 깊은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양현종은 에이스였다. 힘겨운 상태에서도 눈부신 호투로 5위 재반등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29번의 선발등판에서 14승, 방어율 2.64의 결과로 돌아왔다. 생애 첫 방어율 타이틀도 눈 앞에 두었다. 개인 최다이닝이기에 더욱 값진 기록들이다. /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