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 “형이 국가대표로 너무 잘해 부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23 06: 24

태극마크를 단 형은 너무나 잘해줬다. 이제는 동생의 차례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제 28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에 참가를 위해 중국 창사로 출국했다. 한국은 23일 오후 5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요르단을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농구의 키맨(Key man)은 문태영(37, 삼성)이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서 한국은 ‘해결사’ 문태종(40, 오리온)의 덕을 톡톡히 봤다. 클러치타임에서 여지없이 문태종의 슈팅이 터져줬다. 특히 필리핀과의 조별리그서 16점까지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것은 ‘영웅’ 문태종의 38득점 덕분이었다. 79-77로 이긴 이란전 마지막 득점도 문태종의 자유투였다. 우승 후 군면제를 받게 된 김종규 등 동생들이 “태종이 형에게 감사한다”고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형의 빈자리를 이제 동생이 채워줘야 한다. 한국의 포워드진은 모두 물갈이됐다. 문성곤, 최준용 등 대학생들이 가세했다. 결정적 상황에서는 프로무대 경험이 많은 문태영이 해결을 해줘야 한다. 다만 연습경기서 문태영은 혼자 득점욕심을 부리고, 심판에게 지나친 항의를 하는 등 불안한 면모를 보였다. 문태영은 경기 후 김동광 감독에게 크게 혼이 난 뒤 사과했다.
출국을 앞둔 문태영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왜 그렇게 심판에게 화를 냈을까. 문태영은 “FIBA 심판이었다. 모르겠다. 대회가 시작하면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그냥 연습경기라도 지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따졌다. 파울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화내는 상황도 이해한다. 연습경기지만 감독님이 실전처럼 플레이하면서 진정하라고 했다. 내 흐름대로 하라고 했다”며 반성했다.
아시아 각국에서도 문태영을 경계대상으로 꼽고 있다. 제대로 붙어본 적이 없는데다 한국프로농구서 검증된 득점원이기 때문. 에이스 역할에 대해 문태영은 “내가 에이스라고? 와우!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우리는 좋은 팀이다. 내가 공을 잡았을 때 더 잘해야 팀도 더 잘할 수 있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팀 농구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형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문태영은 “사실 형이 작년에 너무 잘해서 부담감이 심하다. 진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상대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우리 팀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함께 뭉쳐야 한다”고 고백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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