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 도전, 천적 NC의 벽을 넘을까.
한화의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0)가 다시 한 번 NC와 충돌한다. 로저스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와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 18일 대전 NC전 이후 4일을 쉬고서 다시 만나는 상대가 또 NC. 공룡군단에 두 번이나 호되게 당했던 로저스가 삼세번 도전 끝에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저스는 올해 8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고 있다. NC전 2경기를 빼면 4승 평균자책점 2.31로 압도적인 서적. 그러나 NC전 2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안으며 평균자책점 9.00으로 뭇매를 맞았다. 지난달 27일 마산 NC전에서 6이닝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 3실점, 첫 패전의 멍에를 섰다.

당시 NC는 5회까지 로저스에게 1안타 1볼넷 무득점으로 막혔지만, 투구수 92개로 개수를 늘리는데 성공했다. 무려 18번이나 5구 이상 승부를 벌였고, 그 중에는 7번의 풀카운트 승부가 포함돼 있었다. 초반부터 아웃이 되더라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파울로 커트한 게 무려 19번으로 로저스의 진땀을 뺐다. 결국 6회에 3득점으로 공략했다.
NC 타자들으 로저스의 빠른 템포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타석에서 이탈하거나 타임을 거는 장면이 돋보였다. 평소에는 스피드업이 생활화된 NC 타자들이지만 이날은 로저스 투구 템포를 적절히 끊었다. NC의 한 타자는 "로저스가 스피드와 변화구도 좋은 투수이지만 템포가 아주 빨랐다.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타이밍 싸움에서 밀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두 번째 대결이었던 지난 18일 대전 경기에서는 로저스가 KBO 데뷔 후 최악의 투구를 했다. NC 타자들은 처음 대결과 다르게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돌렸다. 초구 타격은 없었지만 3구 이내 타격이 7번이었고, 그 중 5번이 안타로 연결됐다. 속구와 변화구 모두 제 타이밍에 받쳐 놓고 때려냈다.
거듭된 4일 휴식과 120구 이상 투구로 로저스의 구위 자체가 떨어져 있었다. 로저스의 공이 눈에 익은 NC 타자들도 전략을 바꿔 공격적인 타격과 주루 플레이로 그를 괴롭혔다. 당황한 로저스는 3회부터 세트 포지션에서 글러브 위치를 바꾸다 보크를 범하기도 했다. 두 번 모두 전략이 완벽히 적중했다.
NC는 로저스를 상대로 나성범이 5타수 4안타, 이호준이 4타수 2안타로 2개 이상 안타를 뽑아냈다. 신예 김준완도 3타수 1안타에 2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끈질김으로 로저스를 괴롭혔다. 최고타자 에릭 테임즈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그 하나의 안타가 바로 홈런이었다는 점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한화는 5위 SK와 2경기차로 실낱같은 역전 5위의 희망이 남아있다. 남은 8경기 모두 결승전, 과연 로저스가 천적 NC를 넘어 한화의 꺼져가는 5강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