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야수 박용택이 한국야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 KBO리그 최초 4년 연속 150안타를 달성,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로 올라섰다. 이제 박용택의 다음 목적지는 통산 2000안타다.
박용택은 2012시즌 152안타를 시작으로 2013시즌 156안타, 2014시즌 159안타, 그리고 올 시즌 151안타를 기록 중이다. 최근 4년 타율 3할2푼4리 619안타로 타율과 안타수에서 손아섭(타율 0.336·638안타)에 이은 리그 전체 2위에다. 범위를 넓게 잡아도 박용택은 최상위에 있다. 2009시즌부터 7년 동안 박용택은 리그 전체 타율 1위(0.325), 안타수 2위(1023안타. 1위 김현수 1027안타)다. 그야말로 기계처럼 안타를 찍어내고 있다.
절대 그냥 이뤄진 일이 아니다. 진화하기 위해 항상 연구하고 연습한 결과다. 박용택에게 야구는 직업이자 취미다. 언제나 배트를 쥐고 있으며, 휴식 시간에도 뛰어난 타자들의 타격을 찾아본다. 올 시즌 슬럼프에서 탈출한 원인도 여기에 있었다. 우연치 않게 양준혁과 이대호의 타격을 TV에서 봤고, 이를 통해 해답을 얻었다. 양준혁의 한 손을 놓는 만세 타법과, 이대호의 하체를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스탠스를 따라갔다.

박용택은 “우리나라 타자들 대부분이 양손을 잡고 타격을 한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예전부터 장효조 선배님과 양준혁 선배님은 한 손을 놓고 타격을 했다. 우리나라에선 어떤 지도자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다. 스스로 개발하고 터득한 것이다”며 “왜 두 선배님이 그토록 뛰어난 타격을 했고, 얼마나 시대를 앞서 간 것인지 알게 됐다. 타격시 한 손을 놓으면서 내가 그토록 원했던 스윙궤적이 나오고 있다. 스윙시 그려지는 원이 더 커졌다. 변화구를 대처하는 데 있어서도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대호는 롯데 시절에도 하체를 단단히 잡아 놓는 것을 굉장히 잘했다. 이전에도 알고 있었는데, 이대호가 일본에서 활약하는 하이라이트를 보게 되면서 다시 깨달았다. 요즘 내가 타석에 들어설 때 유심히 보면, 타석을 계속 파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대호 영상을 통해 큰 것을 얻었다”고 웃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다. 박용택은 “몇 십 년 동안 양손을 다 잡고 타격을 해왔다.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두 잡고 있을 때가 있다”면서 “그래서 내년이 정말 기대된다. 이 타격을 유지하고 완전히 내 것을 만들 것이다. 올 겨울부터 할 게 참 많아졌다. 완전히 내 것이 된다면 타율은 확실히 올라갈 것 같다. 타구질도 더 좋아질 것이다. 프로 14년차에 새로운 경지를 발견한 것 같다. 정말 흥분된다”고 이야기했다.
박용택은 지난 겨울 LG 구단과 4년 재계약을 체결, 사실상 평생 LG맨이 됐다. 계약 후 박용택은 “앞으로 4년 동안 더 잘할 자신이 있다. 2000안타도 칠 것이고, 양준혁 선배의 최다안타 기록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박용택은 올 시즌 팀에서 홀로 3할대 타율(0.322)을 찍으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홈런과 타점 등 대부분의 타격지표에서 팀내 1위다. 지난 22일까지 통산 1867안타를 기록, 2016시즌 초반에는 1900안타 돌파, 후반에는 2000안타를 바라볼 수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