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시즌 막판 깜짝 선발 카드들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하영민은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0-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7월 31일 한화전 이후 419일 만에 선발로 나선 그는 이날 몇 차례 위기 속에서도 차분히 던졌다.
6이닝 동안 투구수 89개로 무실점 호투를 펼친 하영민은 시즌 첫 선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지난해 5월 30일 LG전 이후 481일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이날 최고 145km의 직구와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넥센의 선발 깜짝 카드는 하영민 뿐이 아니었다. 넥센은 21일 마산 NC전에 양훈을 선발 등판시켰다. 양훈의 선발 등판은 2012년 7월 4일 넥센전 이후 무려 1174일 만이었다. 그것도 이날 전까지 넥센전 타율이 3할5푼을 넘기던 NC전.
그러나 양훈은 염경엽 감독이 공표한 투구수 80개로 6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2012년 5월 27일 넥센전 이후 1212일 만의 선발승을 낚았다. 올 시즌 토종 선발 부재에 고민한 넥센에 큰 희소식. 양훈과 하영민은 선발 2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합작하며 넥센의 시즌 첫 토종 선발로만 2연승을 수확했다.
양훈과 하영민이 시즌 막바지 선발 기회를 얻은 것은 염 감독의 포스트시즌 준비를 위한 계획. 염 감독은 "NC는 어차피 가을야구에서도 만날 확률이 높은 팀"이라며 양훈을 포스트시즌에 쓸 예정임을 시사했다. 하영민에 대해서는 "올해 한 번도 선발 기회를 못 줬다. 다른 선수들에게 충분히 줬으니 하영민에게도 줘야 했다"고 말했다.
넥센은 전날까지 4위 두산에 2경기 차로 쫓기고 있었다. 두 팀이 10경기 안팎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안심할 경기 차는 아니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과감하게 시즌 첫 선발 카드를 두 장이나 꺼냈고 두 선수 모두 시즌 내내 준비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제 몫을 다했다. 넥센은 기세를 이어 24일 목동 SK전 선발로 22일 상무에서 제대한 우완 김상수를 내세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