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시샘? 두산, 험난해지는 3위 경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9.24 05: 49

두산 베어스가 좀처럼 날씨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3위는 조금씩 멀어져간다.
두산은 23일 사직구장에서 있을 예정이었던 롯데전이 우천 순연되면서 경기를 갖지 않았다. 그러면서 24일 더블헤더를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넥센이 23일 목동 SK전에서 승리하면서 3위 넥센과의 승차도 2.5경기로 멀어졌다. 일반적으로 더블헤더에서는 양 팀이 1승씩 나눠 갖는 경우가 많기에 24일 넥센이 목동 SK전에서 패하지 않는다면 승차를 줄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우선 더블헤더를 하게 되면 불펜투수가 1차전과 2차전에 모두 나오기 어렵다.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선수라 하더라도 필요한 만큼 쓰지 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는 뜻이다. 전날 경기가 우천 취소 결정된 뒤 롯데의 이종운 감독도 "1차전에 나간 불펜투수가 2차전에 또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옛날에야 더블헤더를 자주 했고, 선수들도 (연투를 자주 해) 익숙했지만 지금은 힘들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가장 절실한 것은 1차전 선발 이현호의 호투다. 1차전에서 불펜을 아끼면 2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 이런 두산의 바람이 현실이 되려면 이현호가 지난 17일 잠실 롯데전에서 보여준 것(7⅔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과 같은 호투를 해줘야만 한다. 1차전에서 최대한 불펜을 아껴야 2차전 승리 구상도 해볼 수 있다.
어쨌든 더블헤더를 피할 수 없게 된 이상 적어도 1승 1패를 만들고, 가능하다면 1차전 승리 후 2차전까지 노리는 방법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3위가 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분명하다. 2경기를 싹쓸이해도 넥센이 이기면 양 팀의 승차는 2경기다. 이후 넥센은 8경기, 두산은 9경기가 남는데 잔여경기가 10경기 미만인 상태에서 맞대결 없이 2경기를 좁히기가 꽤나 어렵다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하늘을 원망할 법도 하다. 3회초 2사까지 6-0으로 앞서 승리가 유력해 보였던 11일 잠실 KIA전이 우천 노 게임 처리된 것이 올해 두산이 만난 최악의 불운이었다. 5연패를 끊을 수 있던 찬스를 하늘이 막았고, 두산의 시즌 최다 연패도 6연패로 늘어났던 경험이 있다. 정상 진행됐다면 지금 잔여경기 하나가 없어지고 넥센과의 승차도 2.5경기가 아닌 2경기로 바뀌었을 것이다. 불운했지만 하늘의 뜻이었던 만큼 돌릴 방법은 없다. 앞으로 잘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일 뿐이다.
추가 전력도 없다. 3위 경쟁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군에서 제대하는 선수들을 급히 불러 활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이미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보다는 현재 1군에 있는 선수들이 그래도 좀 더 나을 것이다"라며 예비역들을 당장 활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두산 관계자 역시 23일 전화통화에서 이러한 계획을 재확인시켰다. 시즌 후에 있을 2차 드래프트를 감안해도 지금은 선수단 몸집 불리기가 크게 필요하지는 않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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