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뜻하지 않은 4일 휴식을 갖게 됐다. 실낱같은 5위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한화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주목된다.
한화는 지난 23일 마산 NC전이 우천으로 연기됐다. 오전부터 내린 비가 오후에도 그치지 않아 일찌감치 우천 연기 결정이 났다. 전날 오후 마산에 도착한 한화 선수단은 제대로 훈련도 못하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갔다. 24일에도 경기가 없다. 지난 20일 대전 두산전을 끝으로 4일 연속 휴식을 갖게 된 것이다.
23일까지 한화는 삼성·롯데·LG와 함께 가장 많은 136경기를 소화했다.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가 적어 어느 팀보다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잔여경기 일정이 상대적으로 띄엄띄엄 잡혀있어 체력적으로 쉬어갈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NC전이 우천 연기됨에 따라 4일 연속으로 쉬게 된 것은 예상치 못했다.

당장을 볼 때 나쁘지 않다. 한화는 9월 들어 선발·구원을 구분하지 않은 보직 파괴로 투수들이 크게 지쳐 있었다. 송창식은 한화의 18경기 중 10경기(2선발)를 등판했고, 김민우도 7경기에서 팀 최다 20이닝을 소화했다. 두 투수에게 4일 휴식은 꿀맛. 김범수·정대훈도 은근히 많이 나와 휴식이 필요했다.
야수 쪽으로 봐도 나쁘지 않다. 간판타자 김태균은 손목과 허리가 좋지 않아 18일 대전 NC전부터 20일 대전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했다. 정근우도 손가락을 다치는 등 전체적으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반대로 향후 일정이 더욱 타이트해졌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 당초 23일 NC전 이후 하루를 쉬고 25~26일 대전 넥센전 그리고 27~28일을 쉬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NC전 우천 연기된 것이 28일로 재편성되는 바람에 다시 마산으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결국 27일 추석 당일 하루를 쉬고 난 뒤 28일 마산 NC전을 시작으로 29~30일 대전 삼성 그리고 10월1~3일 목동 넥센전, 잠실 LG전, 수원 kt전까지 시즌 마지막 6경기를 쉬지 않고 연달아 치러야 한다. 여유 있는 일정이 이렇게 빡빡해졌다는 점에서 4일 휴식이 마냥 반갑지 않다.
무엇보다 선발 로테이션 계획도 헝클어졌다. 23일 NC전이 예정대로 치러졌다면 이날 선발로 예고된 에스밀 로저스를 29일 삼성전 그리고 시즌 마지막 시리즈 구원까지 최대 3경기에 등판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우천 연기로 로저스의 활용 폭이 좁아졌다는 점도 한화에는 큰 악재다.
5위 경쟁팀들의 끝없는 하락으로 여전히 5위 롯데와 격차는 1.5경기차. 산술적으로 역전의 희망이 남아있다. 4일 휴식에 한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waw@sos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