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죠. 옛날 생각하면 색달라요".
NC 임창민(30)은 올 시즌 유력한 구원왕 후보 중 하나다. 삼성 임창용(30세이브)에 1개차로 뒤진 29세이브로 2위에 올라있다. 임창용의 삼성이 8경기를 남겨 놓은 반면 임창민의 NC가 10경기가 남아있어 언제든 역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임창민은 NC 구단 사상 최다 세이브를 기록 중이고, 첫 30세이브도 목전에 두고 있다.
임창민은 지난 4월말부터 NC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기존 마무리 김진성이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임시로 들어선 뒤 기대이상으로 활약하며 아예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56경기 1승4패29세이브 평균자책점 3.76. 특히 리그 최다 6개의 터프세이브와 10개의 1점차 세이브에서 나타나듯 타이트한 리드 상황에서 상당히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임창민은 "세이브 경쟁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주위에서 말을 많이 해줘서 의식하게 되더라"며 "임창용 선배님은 저랑 많이 다르신 분이다. 전 이제 시작한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 계단식 밟아 올라가야지 한 번에 5계단을 오르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무리로서 경험이 풍부한 임창용과 달리 임창민은 올해가 첫 마무리다.
흥미로운 건 임창민과 임창용의 관계다. 두 선수는 나이로 볼 때 9살차가 나지만 같은 광주 동성초등학교 출신이다. 임창민은 "임창용 선배님과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 제가 6학년일 때 해태 마무리로 활약하던 임창용 선배님이 학교에 찾아오신 적이 있다. 그때 사인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그 시절 우리 또래는 임창용 선배님 투구 폼을 따라하곤 했다. 광주구장을 찾아가 임창용 선배님을 응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돌아봤다.
임창민은 "프로에 온 이후로 임창용 선배님과 따로 만난 적은 없다. 저라는 존재는 알고 계시겠지만 같은 초등학교를 같이 나왔는지는 아마 잘 모르실 것이다. 말씀도 많지 않으셔서 어려운 감이 조금 있다"며 웃은 뒤 "광주구장 계단에 쭈그려 앉아 응원하던 임창용 선배님과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재미있다. 옛날 생각하면 기분이 색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우상 임창용과 세이브 경쟁을 하고 있는 임창민이지만 구원왕에 대한 욕심은 비웠다. 그는 "될 수 있으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욕심 부릴 생각은 없다. 팀 상황에 맞춰 내 역할을 하고 싶다"며 "30세이브만 하고 싶다. 25개라면 어느 정도 마음을 비웠을 텐데 29개라서 그런지 30세이브는 꼭 채우고 싶다. 그 이상은 바라지 않으려 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임창민은 지난 11일 마산 넥센전을 끝으로 2주가량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NC 타선의 대량득점으로 세이브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는 "팀 사정으로 쉬는 날이 많았지만 괜찮다. 저 역시도 페이스가 좋았던 게 아니라 적절히 잘 쉬었던 것 같다.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며 "어느 정도 순위가 정해졌지만 남은 시즌도 한국시리즈 1승과 같은 무게란 생각으로 던지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