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 독일 넘어 유로존까지 위협? [외신분석]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09.24 12: 04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결국 폭스바겐 그룹 회장의 사임이 결정됐지만 이번 스캔들이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독일과 유로존의 경제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그리스 디폴트 때보다 유로존에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전했다.
24일(한국시간)이 자정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로부터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그룹 회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졌다. 폭스바겐 그룹 이사회는 당초 25일(현지시간)로 예정돼 있던 이사회를 이틀 앞당겨 빈터콘 회장의 사임을 결정했다.
해외 언론들은 빈터콘 회장의 사임 소식과 함께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독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유로존도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폭스바겐과 독일, 그리고 유로존의 미래를 예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카렌 브레너(Karen Brenner) 뉴욕주립대 경영 교수는 ““이번 사태의 타격이 매우 커 폭스바겐은 오랫동안 천천히 이미지 회복 단계를 밟아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난관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폭스바겐의 중저가 모델 ‘골프’ ‘비틀’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A3’도 포함돼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번 사태가 폭스바겐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폭스바겐 브랜드에만 종사하는 근로자가 독일 전체 근로자의 1.5%를 차지하고 있어 산업 전반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ING 투자 은행의 경제학자 카스텐 브르제스키(Carsten Brzeski)는 “독일의 그리스 디폴트 외면, 유럽 경제위기, 중국 경제 성장 둔화보다 이번 사태로 장기간의 가장 큰 경기 하락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위협의 역설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CNBC는 독일의 외환 거래 전문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외환 보유액과 재정 지표를 통해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독일 경제 전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이런 가운데 빈터콘 회장의 퇴직금이 약 3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져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빈터콘 회장은 퇴직연금으로 최소 2860만 유로(약 381억 원)를 받게 된다.
미국에서의 벌금 약 21조 원과 이틀 새 날아간 30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 미국과 독일 외의 국가에서 진행중인 소송까지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폭스바겐이 감당해야 하는 책임금은 회사 존립 자체를 휘청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만약 빈터콘 회장이 퇴직금을 수령하게 된다면 이번 사태에 대해 모로쇠로 일관하는 것과 함께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폭스바겐의 위기에 현대·기아차와 일본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 문제가 폭스바겐에만 국한된 사항이 아닌 만큼 전체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지난 18일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폭스바겐의 미국 내 ‘배출가스 조작’ 혐의가 제기됐고, 해당 모델 5종 48만 2000대가 리콜에 들어갔다. 이후 폭스바겐이 TDI 디젤 차량 판매를 중단, 독일 본사 자체 조사 후 글로벌 시장에서 문제 소프트웨어 탑재 차량이 1100만 대 판매 된 것으로 조사돼 사안이 글로벌 규모로 확대됐다. 이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내에서도 재조사에 들어갔으며 국내에서도 환경부와 국토부에서 재조사 진행 의사를 밝혔다. /fj@osen.co.kr
[사진] 마틴 빈터콘 전 폭스바겐 그룹 회장(아래)./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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