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치 부진’ 필리핀, 올림픽 꿈 멀어지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24 12: 43

필리핀이 거금을 주고 귀화시킨 NBA출신 센터 안드레이 블라치(211cm, 29, 저장 플라잉 타이거스)가 예전 같지 않다.
필리핀은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B조 예선 2차전에서 홍콩을 101-50으로 대파하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전날 팔레스타인에게 73-75으로 충격패를 당했던 필리핀은 분위기를 추슬렀다.
우승을 노리는 필리핀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센터 안드레이 블라치의 부진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전에서 블라치는 21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195cm의 무명선수 아부 샤말라에게 26점, 15리바운드를 내줬다. NBA출신 센터가 아시아선수권에 처음 나온 국가에게 당한 것. 더구나 체력이 달린 블라치는 27분 출전에 그쳤다.

홍콩전에서 블라치는 17분을 뛰면서 17점, 8리바운드, 1블록슛을 기록했다. 기록은 좋지만 내용은 좋지 않다. 블라치는 이미 2쿼터 중반부터 체력이 달려 제대로 뛰지 못했다. 힘들어서 대충 수비를 하고 백코트를 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블라치는 후반전 뛰지 않았다.
지난해 필리핀은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 출전을 위해 블라치를 귀화시켰다. 블라치는 농구월드컵에서 평균 21.2점, 13.8리바운드, 1.6스틸의 가공할 위력을 선보였다. 필리핀은 세네갈을 81-79로 잡고 40년 만에 농구월드컵 사상 첫 승을 신고했다. 그는 지난 시즌 중국프로리그 CBA서 평균 31.1점, 14.6리바운드, 5.1어시스트, 2.8스틸, 야투율 62.9%로 차원이 다른 활약을 선보였다. 소속팀 신장은 CBA 역사상 최고액인 3년간 750만 달러(약 83억 4600만 원)를 안겼다.
하지만 블라치는 비시즌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아 체중이 8~10kg 가량 불었다. 설상가상 그는 필리핀 대표팀 훈련기간에 삼촌의 장례식에 참석하느라 미국에 다녀왔다. 기존 선수들과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멤버가 대폭 바뀐 필리핀은 조직력이 매우 떨어지는 허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역시 존스컵에서 블라치가 빠진 필리핀을 82-70으로 누른바 있다.
현재 블라치의 백업센터는 42세의 파울라시 타울라바(208cm)다. 나머지 선수들 중 2m 이상 장신은 없다. 결국 필리핀은 후반전으로 갈수록 약할 수밖에 없다. 장사에서 필리핀 경기를 본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필리핀은 우승후보가 아니다. 이란이 최강자고 주최국 중국이 맞서는 모양새”라고 관측하고 있다.
당초 한국은 4강 상대로 필리핀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선수권은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필리핀이 4강에도 가지 못하고 발목을 잡힐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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