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6연패 늪에 빠졌다. 3년 전 더블헤더의 악몽이 재현된 밤이었다.
롯데는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2-3, 2차전을 6-10으로 내주고 말았다. 5강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였던 이번 홈 두산 3연전에서 롯데는 싹쓸이 패배를 당하면서 5위 SK 와이번스와 1.5게임까지 격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1차전은 답답한 타선 때문에 졌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경기 초반 난조에도 불구하고 6이닝 3실점, 자기 역할은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불펜투수들도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타선은 강민호의 투런포를 제외하면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6회부터 8회까지 롯데는 3이닝 연속 무사 1,2루 찬스를 잡고도 단 1점도 내지 못했다. 6회에는 번트를 안 대고 후속 3타자가 범타로 물러났고, 7회에는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지만 정훈의 타구가 전진수비에 걸려 홈에서 주자가 아웃됐다. 8회가 가장 답답했는데, 상대 폭투로 무사 2,3루까지 만들었지만 롯데 타자들이 볼에 방망이를 내면서 허무하게 무득점으로 물러났다.
2차전은 마운드 운용에서 문제를 보였다. 선발 배장호가 5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고, 롯데도 4회말 공격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며 3점을 올려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6회 배장호가 등판해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한 뒤 강영식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강영식은 곧바로 오재일에게 동점 투런을 맞았다.
3-3 동점 7회에는 1차전 등판했던 투수들이 또 등판했다. 홍성민은 주자 1명을 남겨두고 마운드를 이명우에게 넘겼고, 이명우는 대타 양의지에게 초구 결승포를 맞았다. 홍성민과 이명우 모두 1차전에도 나왔던 선수들이다. 이후 롯데는 만루 위기에서 심수창을 넣었지만, 또 홍성흔에게 초구 홈런을 맞고 백기를 들었다.
롯데는 2012년 9월 14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와 더블헤더를 가졌다. 당시 롯데는 1차전 10-1 패배 후 2차전 연장 12회초 득점을 올려 8-7로 앞서가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2사 후 강영식이 대타 황정립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고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롯데는 7연패 늪에 빠지며 4위까지 위태로웠던 기억이 있다. 3년 만에 더블헤더를 가진 롯데, 다시 한 번 악몽이 재현됐다. /cleanupp@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