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시절 자주 왔다. 다시 이곳에 오게 되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NC는 24일 마산 KIA전을 앞두고 2016년 신인 선수들이 단체로 1군 선수단 및 팬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에서도 유독 밝은 표정을 지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우완 정통파 투수 정수민(25)이었다. 1차 지명자이자 입단 동기인 경기고 3학년 박준영(18)보다 7살 더 많은 나이에서 나타나듯 정수민의 야구 인생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부산고 출신 정수민은 지난 2008년 7월 시카고 컵스와 계약금 51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2011년 어깨 부상 이후 입지가 좁아졌고, 2013년 3월 방출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뒤 현역으로 군입대했다. 지난 3월 제대한 뒤 동의대에서 훈련했고, 지난 8월 2차 지명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NC에 지명됐다.

정수민은 "군대에 다녀온 지 얼마 안 되고, 몸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1라운드에 지명될 것이라고는 솔직히 생각 못했다"며 "다른 팀도 아니고 NC라서 더욱 좋겠다. 고향이 마산 옆 김해인데 'NC에 가면 얼마나 좋을까'란 마음이 컸다. 정말 NC에 오게 돼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지명 당시를 떠올렸다.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떠났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는 너무 어렸다. 그저 투지에만 불탔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만 컸다"며 "군대를 현역으로 다녀왔다. 최전방에서 근무하며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야구가 가장 재미있고, 다시 야구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년의 군생활을 통해 성숙해질 수 있었다.
KBO리그에서는 남들보다 출발이 늦다. 부산고 3년 후배 이민호가 NC의 주축 투수로 자리 잡은 반면 정수민은 이제 출발 선상에 섰다. 그는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 남들에게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며 "오히려 군문제를 해결한 만큼 마음 편한 부분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부산고 시절 배터리를 이뤘던 1년 선배 포수 김태군의 존재도 정수민에게는 큰 힘이다. 정수민은 "태군이형과 오래 붙어 지내 친하다.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예의범절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또 미국보다 원정가는 게 멀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편할 것이라고 조언해 줬다"며 웃었다.
다음 달까지는 개인훈련을 통해 몸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11월 마무리캠프 때부터 정식 합류, 본격적인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정수민은 "몸 아픈 데는 없다. 11월 훈련을 위해 몸을 잘 만들어 놓겠다"며 "아직 구속은 정확히 재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변화구의 각과 스피드를 살리고 싶다.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다"는 말로 프로 입성에 기대를 비쳤다.
'늦깎이 신인'으로 데뷔할 정수민. 남들보다 조금 늦었지만 시련을 뒤로 하고 고향에서 새 출발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waw@osen.co.kr
[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