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시헌이 말하는 타율 꼴찌에서 거포 대변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25 06: 06

타율 최하위에도 빛나는 존재감, NC 유격수 손시헌(35)에게 2015년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손시헌이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홈런을 터뜨리며 중장거리 타자로 변모했다. 손시헌은 지난 24일 마산 KIA전에서 멀티홈런을 가동하며 시즌 12~13호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두산 시절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11홈런을 넘어섰다. 그것도 35살의 나이에 개인 최다 홈런 경신으로 의미를 더했다. 
손시헌은 "타율을 버리니까 장타력이 상승했다. 특별히 장타를 의식하는 건 아니지만, 타율이 높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홈런을 칠 수 없었을 것이다"며 "시즌 시작부터 타율 꼴찌로 달려와서 그런지 어느 정도 마음을 비웠다. 타율보다 중요한 상황 임팩트 있는 타격을 위해 집중하다 보니 장타력도 상승한 것 같다. 특별히 웨이트 운동을 많이 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손시헌은 시즌 타율 2할4푼4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50명의 타자 중 가장 낮다. 특히 전반기에는 2할1리에 그쳤는데 대부분 시간을 1할대로 보냈다. 타격 슬럼프가 생각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김경문 감독의 믿음아래 꾸준히 출장 기회를 보장받았다. 김 감독은 "시즌은 길다. 결국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준다"며 손시헌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그 결과 후반기에는 3할6리의 타율로 반등하고 있다. 손시헌은 "이제는 칠 때도 됐다. 전반기 내내 힘들었지만 버티고 기다리다 보니 후반기에는 어느 정도 올라오고 있다"며 "중요한 상황에서 한 방이 팀에 큰 영향을 미친다. 타율이 낮은 만큼 오히려 그 부분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위타선에서 58타점을 기록하며 2010년 개인 최다 62타점도 눈앞이다. 
무엇보다 손시헌의 가치는 수비에 있다. 24일 KIA전에서도 멀티홈런에 앞서 1회 2사 1루 김주찬의 좌측 빠지는 타구를 다이빙으로 바운드 캐치한 뒤 재빠른 후속 동작과 정확한 송구로 상대 흐름을 끊었다. 올해 131경기(129선발) 1033이닝 동안 유격수 수비를 소화, 실책 12개로 수비율 97.7%를 기록하고 있다. 800이닝 이상 뛴 유격수 중 가장 높은 수비율이다. 
손시헌은 "144경기 체제는 처음이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아직 없다. 이렇게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오랜만이다. 최근 몇 년간 부상으로 100경기 이상 뛰지 못했다. 올해는 개인적인 성적을 떠나 꾸준히 경기에 뛴 것이 뿌듯하다. 남은 경기 다 나가면 140경기가 된다. 개인 최다 홈런·타점보다 이것이 더 의미 있다. 우리 팀으로 볼 때도 KBO 최초 규정타석 9명도 눈앞이다. 팀으로서도 정말 값진 한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제 손시헌의 시선은 가을야구를 향하고 있다. 지난해 NC로 이적한 첫 해부터 후배들을 이끌고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손시헌에게 다시 한 번 시선이 모아진다. 그는 포스트시즌에만 40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손시헌은 "우리 어린 선수들이 지난해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올 한 해 시즌을 통해 기량이 많이 올라왔고 보다 강해졌다. 고참들만 잘해준다면 작년보다 더욱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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