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박찬희(28, KGC)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5일 오후 12시 45분(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C조 예선 3차전에서 싱가폴을 로 87-45로 대파했다. 2승 1패의 한국은 2차 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26일 하루 휴식을 가진 뒤 27일부터 레바논, 카타르, 카자흐스탄과 2차 예선서 맞붙는다.
박찬희는 지난 21일 출국을 앞둔 마지막 훈련에서 오른손중지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유니폼에 손가락이 걸리는 불운이었다. 국제농구연맹(FIBA)이 이미 각 팀의 최종선수명단을 확정한 상태였다. 선수교체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김동광 감독은 “손가락이 탈골돼서 다시 끼워맞춘 상황이다. 인대가 늘어났을 것이다. 슛과 패스를 하는 중요한 손이라 경기 뛰는데 지장이 많다. 처음에는 일주일 정도 지켜보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점차 시일이 걸린다”며 사실상 박찬희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박한 한국선수단 단장은 “선수교체는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한국병원에서 X레이 등 검사를 받고 왔다. 현재 팀닥터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손가락 부상의 경우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 외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고 전했다.
가장 답답한 사람은 당사자였다. 박찬희는 “손가락이 탈골됐다. 어느 정도 빨리 나을지 감이 안 오는 상태라 걱정스럽다. 어려운 환경에서 두 달 동안 같이 열심히 훈련했다. 대회에 와서 도움이 됐어야 했는데 되지 못해서 동근이 형과 태술이 형에게 미안하다.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동료들을 걱정했다.

현재 손가락에 부목을 댄 한 박찬희는 유니폼을 입고 몸은 풀었지만, 벤치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함께 땀을 흘렸지만 중요한 순간에 나서지 못하는 심적 고통이 매우 크다. 특히 중국전에서 양동근이 37분을 뛰면서 고생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만 봐야했다.
중국전에 대해 박찬희는 “내가 뛰었다고 중국을 이겼겠나. 만약 뛰었다면 형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열심히 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팬들을 위해 한마디를 부탁했다. 박찬희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저런 문제로 농구가 어렵다. 중국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나라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돌아가서 열심히 할 테니 한 번만 더 응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호소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