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극심한 홈 텃세에 한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5일 오후 12시 45분(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C조 예선 3차전에서 싱가폴을 87-45로 대파했다. 2승 1패의 한국은 2차 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중국이 요르단을 꺾어 3연승으로 조 선두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싱가폴전은 현지시간 오전 11시 45분에 개최됐다. 선수단은 오전 10시 30분경에 체육관에 와서 몸을 풀었다. 문제는 한국이 전날 밤까지 주최국 중국과 격전을 치렀다는 점이다. 한국은 전날 오후 7시 30분 중국과 치른 2차전서 73-7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20점까지 앞섰지만 후반전에 역전패를 당했다. 조성민, 양동근, 이승현, 문태영은 30분 이상 뛰었다.
문제는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상 어떤 팀도 24시간 안에 두 경기를 치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피로에 따른 경기력 저하와 부상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책이다. 하지만 한국은 불과 13시간 만에 다시 경기를 했다. 중국팀의 영향이었다. 전날 한국 대 중국전이 CCTV5 채널을 통해 중국 전역에 생방송됐다. FIBA측도 중국농구의 흥행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애꿎은 한국만 피해를 본 셈이다.
박한 한국선수단 단장은 “FIBA규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통역을 통해 주최 측에 강하게 항의를 했다. 중계방송이 있었고, 우리 상대가 싱가폴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 같다. 만약 2차 예선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경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광 감독은 “선수들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또 경기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중국이 홈 텃세를 부리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은 싱가폴을 대파, 전날 중국전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대학생선수 강상재(21, 고려대), 문성곤(22, 고려대), 최준용(21, 연세대)의 활약이 돋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