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SK가 고민에 빠졌다. 광주로 이동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김용희 SK 감독도 이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다만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는 문제다.
24일 목동 넥센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5위 자리에 올라선 SK는 6위 롯데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5위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8경기를 남겨둔 SK가 앞으로 5할 승부만 해도 나머지 세 팀(롯데, KIA, 한화)은 버거운 승률을 기록해야 하는 것이 현실. 그러나 이런 SK도 고민은 있다. 바로 26일 광주 KIA전이다.
SK는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삼성과 경기를 갖는다. 보통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간단히 샤워와 요기를 한다. 경기가 빨리 끝나도 출발 시간은 보통 오후 11시쯤 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5일 오후는 한가위를 맞은 귀성행렬이 절정을 이룰 때다. 광주로 내려가야 하는 SK 선수단의 버스도 꽤 오랜 시간 도로에서 발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 김용희 감독은 “아무리 못해도 5~6시간 정도는 잡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걱정했다.

문제는 26일 광주 KIA전이 공휴일을 맞아 오후 2시 경기라는 것. 버스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은 오히려 피로감만 더 키울 수 있다. 선수들은 새벽, 최악의 경우에는 아침에 광주에 도착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경기장을 찾아야 할 판이다. 이에 SK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저하는 어쩔 수 없는 일로 보고 있다.
SK는 26일 경기를 앞두고 훈련 시간을 다소 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보통 구단버스가 2대 움직이는 것에 비해 이날은 3대가 움직인다. 엔트리 확대로 2대가 움직일 경우 자리에 끼어 앉는 선수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선수들의 자리를 넓게 해주려는 배려다. 26일 선발로 예정된 김광현은 25일 비행기편을 통해 미리 광주로 이동했다.
이 고비만 넘기면 일정 부담은 크지 않은 SK다. 27일은 푹 쉴 수 있고 28일부터는 시즌 최종전까지 홈 6연전에 임한다. 김용희 감독은 “KIA전 끝나면 이동은 없다. 여유는 있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5위 싸움의 칼자루를 쥔 것에 대해 “앞으로 쥘지, 뒤로 쥘지는 아직 모른다. 끝까지 잡아놔야 한다”라며 각오를 드러낸 SK가 광주의 지옥 귀성길을 뚫고 5위를 향해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