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독 금요일만 되면 힘을 냈던 SK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작전 성공률에 힘입어 금요일 7연승을 달렸다. 기분 좋은 ‘불금’을 보낸 SK는 5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SK는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크리스 세든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고비 때마다 나온 득점 지원을 묶어 삼성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4-3으로 이겼다. 2연승을 기록한 SK는 5위권과의 승차를 2경기로 유지하며 5위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남은 경기에서 5할 이상의 승률만 기록하면 포스트시즌 막차는 매우 유력해진다.
전날(24일) 목동 넥센전에서 12-4로 이기며 5위 자리를 탈환한 SK는 이날 아주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대 선발 장원삼의 구위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점수를 내야 할 때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끌고 나갔다. 세든의 호투도 결정적이었지만 벤치의 작전에 따라 그림을 그린 야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올 시즌 SK가 고전했던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1회 1사 후 김성현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선취점에 사활을 건 SK는 호시탐탐 2루를 노렸다. 단독 도루 능력이 떨어지는 김성현이 루상에 있음을 고려해 지속적인 런앤히트 작전을 걸었다. 브라운이 12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아쉽게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결국 그 사이 김성현이 2루를 훔치며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발이 빠른 편이 아닌 김성현의 올 시즌 첫 도루. 결국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며 장원삼을 압박한 SK는 정의윤의 투런포로 단번에 기선을 가져왔다.
추가점 상황에서는 희생번트 작전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희생번트는 기회득점 가능성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김용희 감독의 성향과도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날 SK는 추가점을 위해 기회가 있을 때 희생번트를 댔다. 번트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그리고 번트 이후 적시타가 나오며 마운드의 부담을 덜었다.
4회 선두 정의윤이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SK는 정상호가 완벽한 희생번트를 대며 정의윤을 2루로 보냈다. 주자와 타자가 모두 발이 빠르지 않음을 고려한 작전이었다. 여기서 결정적인 것은 후속타자 이대수의 좌중간 2루타였다. 적시타가 없는 희생번트는 의미가 없는데 이대수가 벤치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다.
3-0으로 앞선 5회에는 안타 하나로 득점이 났다. 희생번트의 매력은 안타 3개로 1점이 날 것이 2개로 날 수도 있다는 점인데 이를 이날 SK가 증명해보였다. SK는 선두 김강민이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치자 이명기가 3루 쪽으로 역시 완벽한 번트를 댔다. 팀 내 유일한 3할 타자인 이명기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는 것은 어찌됐건 추가점을 내겠다는 벤치의 강력한 의지였다. 그리고 SK는 1사 3루에서 김성현이 귀중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4-0으로 앞서 나갔다. 3점과 4점은 격차가 꽤 커 보였다. 경기 최종 스코어를 봐도 그랬다.
1회 박한이, 그리고 8회 박해민의 안타 때는 수비 시프트도 맞아 떨어졌다. 특히 8회 박해민의 3루수 옆 안타 때는 이미 이명기가 좌익선상 쪽으로 상당 부분 붙어 있었다. 발 빠른 박해민이 2루는 쳐다보지도 못했을 정도로 완벽한 위치 선정이었다. 유격수 김성현은 6회 나바로, 7회 김상수의 안타성 타구를 완벽하게 걷어내며 철통 같이 마운드를 지원하기도 했다. SK로서는 전체적으로 잘 풀린 경기였으며 8월 14일 인천 LG전 이후 금요일 7연승을 질주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