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는 능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라는 평가가 결코 무색하지 않았다. 김성현(28, SK)이 호수비를 연이어 선보이며 매직넘버를 지우려던 사자를 그물망에 집어 넣는 데 성공했다.
김성현은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2번 유격수로 출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규정타석을 향해 마지막 스퍼트를 하고 있는 김성현은 이날 안타 1개와 타점 1개를 기록하며 2번 타순에 그를 배치한 벤치의 믿음에 부응했다. 여기에 수비는 이날 SK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했다.
2회 김연훈과 짝을 이뤄 완벽하게 병살플레이를 성공시킨 김성현은 6회 선두 나바로의 안타성 타구를 완벽하게 걷어냈다. 나바로의 타구는 유격수 옆을 스쳐 좌전안타가 될 법한 코스였다. 여기에 타구 속도도 엄청나게 빨랐다. 그러나 예민한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김성현은 재빠르게 반응, 감각적으로 나바로의 타구에 글러브를 갖다 댔다. 바운드까지 쉽지 않은 타구였지만 공은 글러브 속에서 쏙 들어갔고 김성현은 귀중한 아웃카운트 하나를 보탰다.

7회에도 호수비가 이어졌다. 2사 후 김상수의 타구가 이번에는 2루 베이스쪽으로 흘렀다. 역시 중전안타성 타구였다. 그러나 김성현이 역시 재빠르게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김성현의 트레이드 마크인 다음 동작도 완벽했다. 탄력을 이용해 곧바로 몸을 일으켜세운 김성현은 빙글 돌아 발 빠른 김상수를 1루에서 잡아냈다. 포구, 연결동작, 송구까지 나무랄 곳이 없는 플레이였다.
공격에서도 빛났다. 규정타석에 조금 못 미치지만 2할9푼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 중인 김성현은 1회 중전안타를 기록했고 브라운의 삼진 때는 작전에 의해 2루를 훔쳤다. 이는 올 시즌 김성현의 첫 도루이자 2014년 10월 7일 인천 NC전 이후 353일 만의 도루. 3-0으로 앞선 5회 1사 3루에서는 귀중한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는 등 이날의 수훈선수가 될 만한 활약을 펼쳤다. 후반기 들어 흠잡을 곳 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김성현의 진가가 드러난 날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