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냈다. SK 마당쇠 전유수(28)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팀의 5위행에 징검다리를 놨다.
전유수는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주로 추격조, 혹은 5~7회 투입되는 필승조 몫을 했던 전유수는 이날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개인 3번째 세이브.
사실 전유수는 이날 등판 계획이 없었다. SK는 4-1로 앞선 8회 1사 1,2루 상황에서 마무리 정우람을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다. 정상적이었다면 정우람이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지고 경기를 마무리하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정우람이 8회 투구 중 손톱 쪽에 문제가 생겼다. 이미 정우람에 앞서 윤길현을 소모한 SK로서는 막막한 상황이었다. 이에 SK가 뽑아든 카드는 최근 불펜 요원 중 컨디션이 좋았던 전유수였다.

경기 후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칭찬 세례를 받은 전유수는 “8회에 덕아웃에서 ‘정우람의 손톱이 좋지 않으니 몸을 풀어라’라는 지시가 왔다. 그나마 빨리 전화가 와서 몸을 풀 만한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라면서 “1점차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전유수는 “긴장을 하면 그것을 감추기 위해 모션이 커지는 경향은 있다. 오늘도 좀 그랬던 것 같다”라고 웃어보였던 전유수는 “어쨌든 7~8회에 마운드에 오른 경우도 있고 내 기록에서 패전수가 말해주듯 박빙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적도 많다. 엄청나게 긴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라면서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위기 상황을 병살타 하나로 막아낸 뒤로 자신감이 붙었다”라고 최근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전유수는 올 시즌 63경기에서 74⅔이닝을 던졌다. SK 불펜 투수 중에서는 2년 연속 최다 이닝 소화가 유력하다. 그만큼 묵묵히 뒤에서 헌신하는 투수로 단순한 기록으로는 가치를 재단하기 쉽지 않다. 이에 전유수는 “어머니가 워낙 잘 챙겨주셔서 아플 새가 없다”라고 껄껄 웃으면서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무리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감독님께서 관리를 잘해주신다. 많이 던지면 그만큼 많이 쉰다”고 시즌 막판 전력 스퍼트를 다짐했다. 전유수가 SK 필승조에 완벽히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기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