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을 잡는 부문에서 눈을 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놀라운 탈삼진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는 차우찬(28, 삼성)이 생애 첫 탈삼진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다. 류현진 이후 9이닝당 1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는 첫 국내 선수가 될지도 관심사다.
올 시즌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에 다시 자리를 잡으며 28경기에서 12승을 거둔 차우찬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1년 148⅔이닝이 최다이닝 투구였던 차우찬은 이미 168⅓이닝을 던져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12승 또한 한 시즌 개인 최다승. 여기에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역시 탈삼진이다.
차우찬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총 187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왼손으로 빠른 공을 던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차우찬이지만 그간 탈삼진 부문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0년 112개, 2011년 114개, 2013년 111개 등 세 번의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으나 타이틀과는 거리가 있는 수치였다. 그러나 올해는 앤디 밴헤켄(넥센, 183개)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차우찬이나 밴헤켄이나 앞으로 1경기 정도만을 더 남겨두고 있어 차우찬의 1위 수성은 매우 유력하다. 지난 2년간 외국인 선수가 가져갔던 타이틀(2013년 레다메스 리즈, 2014년 릭 밴덴헐크)을 가져오기 일보직전이다. 가장 근래 국내 선수 탈삼진왕은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으로 210개를 기록했다. 만약 차우찬이 1위를 지킨다면 프로데뷔 후 첫 탈삼진 타이틀이기도 하다.
이런 차우찬은 9이닝당 탈삼진 10개 이상에도 도전하고 있다. 25일까지 차우찬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딱 10.00개다. 2위 밴헤켄(8.61), 3위 김광현(SK, 8.21)에 크게 앞선 수치다. 그만큼 탈삼진 페이스의 폭발력이 있다는 것이다. 역대 기록을 따져도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10개를 넘어선 선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시대를 풍미했던 선동렬 전 KIA 감독은 1993년 11.88개의 9이닝당 탈삼진을 기록했으며 역시 최고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구대성이 1996년 11.85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그런 투수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2007년 이후로는 류현진이 2012년 10.35개, 그리고 지난해 밴덴헐크가 10.61개를 기록한 것이 딱 두 번의 전례다.
그렇다면 마지막 경기에서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최근 페이스만 놓고 보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은 올 시즌 세 차례나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으며 그 중 두 번은 9월(3일 SK전 12개, 22일 NC전 14개)에 집중되어 있다. 물이 오른 상황이다. 지난 22일 대구 NC전에서는 14개의 탈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200탈삼진까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상황이지만 차우찬이 의미 있는 개인 기록을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