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우완 에스밀 로저스가 역대급 완봉투를 이어가고 있다.
로저스는 지난 25일 대전 넥센전에서 9이닝 5피안타 7타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며 완봉승을 거뒀다. 지난달 입단한 뒤 8월 11일 kt전, 22일 KIA전 이후 3번째 완봉승이다. 로저스는 올 시즌 9번 등판에서 4번 완투, 3번 완봉이라는 어마어마한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로저스의 시즌 성적은 9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88. 너무 늦게 한국에 들어왔고 경기수, 이닝수가 적어 다른 타이틀은 비교하기 어렵지만 그의 한 시즌 완봉승 3번은 KBO를 통틀어서도 역대 20명밖에 나오지 않았던 기록이다. 특히 선발들의 완투가 줄어든 2000년 이후로는 5명 뿐이었다.

역대 시즌 최다 완봉승은 1986년 선동렬(당시 해태), 1995년 김상진(당시 OB)의 8번이고 외국인 최다 완봉승은 2007년 리오스(당시 두산)의 4번이다. 역대 외국인 중에서는 콜(당시 두산)과 토레스(당시 현대)가 2002년 2차례, 리오스(당시 KIA)와 레스(당시 두산)가 2004년 2차례, 랜들(당시 두산)이 2006년 2차례 등을 기록한 바 있다. 로저스가 남은 시즌 한 경기 정도에 더 등판할 수 있다고 할 때 리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주목해봐야 할 기록이다.
로저스가 완봉, 완투를 거듭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압도적인 구위도 있지만 빠른 템포 덕분이다. 로저스는 피칭과 피칭 사이 텀이 매우 짧은 편이라 타자들이 수싸움을 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집중력 있는 피칭을 유지할 수 있는 것. 한화 구단 관계자는 "로저스의 템포가 짧아 야수들의 호수비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로저스의 역투에 힘입은 한화는 25일 순위를 두 계단이나 뛰어오르며 공동 6위에 자리했다. 5위 SK와는 이제 한 경기 차. 막판 5강 싸움에 제대로 불을 붙인 셈이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넥센을 상대로 역대급 완봉승을 보여준 로저스가 입단 두 달 만에 팀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줬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