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만루홈런이었다.
SK 김광현이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쓰라린 투구를 했다. KIA 선발 양현종과 리턴매치를 벌였으나 5⅓이닝 동안 만루홈런 포함 6피안타 5사사구 5실점으로 부진했다. 2-1로 앞서다 6회 역전 만루홈런을 맞은 것이 치명타였다.
팀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전날까지 SK는 KIA를 비롯해 한화, 롯데 등 추격그룹에 2경기차로 앞서고 있었다. 만일 KIA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5강을 굳힐 수 있는 기회였다. 그 굳히기 경기에 에이스 김광현이 나서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언론매체들은 운명의 일전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주었다.

그러나 김광현에게는 2회 연속 나흘등판 간격의 부담이 있었다. 9월 16일 대구 삼성전 6이닝 4실점(투구수 101개)을 한 뒤 21일 문학 KIA전 5⅓이닝 4실점으로 다소 주춤했다. 또 다시 5일만에 등판한 이날도 완전한 구위는 아니었다.
1회 첫 타자 신종길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김다원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1사후 브렛 필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위기에 봉착했고 이범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1실점했다. 2회도 볼넷 2개를 내주었지만 상대의 번트실패와 도루실패 덕을 보았다.
두 개의 위기를 넘으면서 3회부터 안정감이 찾아왔다. 2사후 브렛 필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도루를 허용했으나 실점은 없었다. 4회도 무안타 무실점행진. 1~2회보다는 훨씬 투구밸런스가 깔끔했다. 양현종에게 질수 없다는 자존심이 번뜩이는 투구였다.
5회는 선두 대타 김주형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신종길의 유격수 땅볼때 2루주자를 3루에서 낚아낸 유격수 김성현의 수비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6회들어 1사후 브렛 필과 이범호에게 연속안타를 맞았고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백용환에게 초구 직구가 한복판으로 쏠리면서 좌월 만루탄을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단 하나의 실투가 부른 뼈아픈 순간이었다. 이 홈런으로 KIA와 양현종 설욕도 물거품이 됐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