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양현종, 세 팀에게 5강 희망 뿌린 산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9.26 17: 39

KIA 양현종은 적어도 이날 하루는 세 팀의 에이스였다.
양현종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5위 SK를 상대로 시즌 30번째로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7-5 승리를 이끌며 5강행의 불씨를 되살렸다. 특히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5승 고지를 밟았다. 아울러 방어율도 2.49에서 2.51로 소폭 올랐으나 타이틀 수성에 청신호를 켰다.
이날 등판을 두고 양현종은 남다른 시선을 모았다. KIA 팬들은 당연한 것이고 함께 2경기차로 쫓고 있는 한화, 롯데의 선수단은 물론 팬들까지 열렬한 지원을 받았다.  양현종이 잘 던져 이겨야 역전 5강의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못던지고 진다면 절망의 늪이 기다리고 있다.

양현종은 여러가지 악재가 있었다. 첫 번째는 시즌 처음으로 2연속 나흘간격 등판에 나선 점이다. 9월 16일 한화와의 광주경기에서 6이닝 3실점(96투구)했고 21일 SK와의 문학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는 79개였다. 그리고 다시 나흘을 쉬고 이날 등판했다. 이전 등판에서 투구수가 적긴 했지만 2연속 나흘간격 등판은 일반적인 투수들에게도 힘겨운 조건이다.
두 번째는 그의 어깨가 편치 않다는 것이다. 이미 자신의 역대 한 시즌 최다이닝(173⅓이닝)을 던졌다. 이날까지 30번의 선발등판도 개인 타이기록이다. 그는 불펜투구도 하지 않는다. 그만큼 시즌 내내 어깨를 각별히 관리하면서 등판했다. 그럼에도 한 시즌의 한계치를 넘은 등판을 하면서 어깨 상태에 적신호가 왔다.
양현종의 뒤에는 최약체 타선이라는 달갑지 않는 약점도 도사리고 있었다. 여기에 김광현과의 운명의 일전이라는 부담감까지 있었다. 첫 출발은 주춤했다. 1회초 선두타자 이명기의 평범한 땅볼을 잡고 느슨하게 송구한 최용규의 실수가 나와 안타로 돌변했다. 희생번트에 이어 브라운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개운치 않는 첫 실점을 했다.
2회는 위력적인 체인지업과 직구를 섞어 던지며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처리했다. 1회의 아쉬움을 씻는 쾌투였다. 3회도 2사후 안타를 맞긴했지만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전광판에 영의 숫자를 박아넣었다.  4회는 2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대수와 나주환을 직구를 찔러넣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00탈삼진도 기록했다.
5회 한 순간의 방심이 있었다. 1사후 이명기를 몸에 맞힌 것이 화근이었다. 다음타자 김성현을 3루 땅볼로 유도해 위기를 벗는 듯 했다. 그러나 첫 타점을 빼앗긴 브라운에게 좌전적시타를 맞고 두 점째를 허용했다.  이명기의 빠른 발을 외야수들의 송구로 잡기는 어려웠다.
투구수 90개가 넘어가자 힘에 부친 모습이었다. 6회 두 타자를 연속으로 볼넷 출루시키면서 위기를 맞았다. 희생번트에 이어 김강민의 스퀴즈 번트 실패로 3루 주자를 협살로 엮어내고 위기를 벗어났다. 투구수는 106개.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의 호투였다. 더 이상은 무리였다. 구속은 140km 초반에 그쳤지만 체인지업과 직구를 적절히 엮고 완급투로 호투를 펼쳤다.
조용하던 타선도 6회말 화끈하게 지원했다. 1-2로 뒤진 가운데 1사후 브렛 필과 이범호의 안타, 나지완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백용환이 좌중월 만루탄을 터트렸고 추가점까지 뽑아 5득점 빅이닝을 만들어주었다. 윤석민은 3이닝 세이브로 후배의 15승을 지켰다. KIA는 유일한 보루였던 양현종의 호투로 2연패를 벗어났다.KIA팬은 물론 한화와 롯데의 팬들에게도 희망을 안겨준 호투였다.
경기후 양현종은 "제가 잘했다기 보다는 야수들이 연패를 끊으려는 의지가 강했고 다들 열심히 해준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용환이의 리드가 좋았고 중요할 때 쳐주어 승리할 수 있었다. 석민형도 오랫만에 등판해 많은 투구를 했는데 고만답고 전하고 싶다. 최근 변화구 제구가 잡히면서 변화구에 자신감이 생겼다. 상대타자들이 변화구를 노리는 타이밍에 직구를 던져 삼진이 늘어난 것 같다. 우리나라 대표하는 김광현 투수와 붙었지만 결국 상대 타자와 싸우는 것이다. 상대타자를 공략하는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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