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했던 허드슨 - 지토 마지막 맞대결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9.27 07: 02

[OSEN= 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짧게 끝난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감사와 격려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우완 투수 팀 허드슨(사진)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좌완 투수 배리 지토가 27일(이하 한국시간)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양팀간 경기에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둘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오클랜드에서 함께 뛰면서 3번이나 디비전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왕년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허드슨이 이미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둘의 맞대결은 이날이 마지막이었다.
올해로 40세인 허드슨과 37세 지토의 선발 맞대결은 짧게 끝났다. 허드슨은 2이닝을 마치지 못했고 지토 역시 3회 무사 1루에서 교체 됐다.
샌프란시스코가 4-0으로 앞서던 2회 허드슨이 흔들렸다. 볼넷, 몸에 맞는 볼, 실책이 이어지면서 무사 만루가 됐다. 허드슨은 에릭 소가드, 샘 풀드에게 연속해서 밀어내기 볼 넷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마크 칸하에게 다시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자 브루스 보치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왔다.
볼을 넘겨 준 허드슨은 천천히 1루쪽 덕아웃으로 걸어나갔다. 둘의 대결을 보기 위해 구장을 찾았던 오클랜드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다. 허드슨은 덕아웃 앞에서 오른 손을 들어 답례했고 박수는 2분여가량 지속 됐다.
3회 이번에는 지토가 교체 됐다. 선두 타자 버스터 포지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밥 멜빈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왔다. 지토가 걸어가야 할 방향은 3루 쪽 덕아웃. 역시 모든 팬들이 일어서 박수를 보냈다. 지토는 덕아웃으로 들어가기 전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인사했다. 1루 덕아웃에 있던 허드슨 역시 동료들과 함께 일어나 지토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야구경기의 경우 3만 5,067명을 수용할 수 있는(풋볼은 5만 3,286명, 콘서트는 7만 명)O.co 콜리세움은 최근 관중이 많지 않았다. 오클랜드가 아메리칸 리그 승률 최하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주초 텍사스 레인저스와 3연전 내내 1만 4,000여 명 안팎의 입장관중수가 발표 됐었다.
가뜩이나 드넓은 스탠드에 이 정도 밖에 들어오지 않은 관중으로 인해 경기장은 을씨년 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내외야 관중석에 팬들이 가득 차 지난 날 프랜차이즈 영웅들의 경기를 지켜 봤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허드슨의 마지막 원정경기 선발 등판을 기념하기 위해 버스에서 같은 티셔츠를 입었고 클럽하우스에서도 허드슨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저지를 입기도 했다.
둘의 맞대결이 성사되게 된 것은 올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었던 지토가 지난 17일 메이저리그 계약, 오클랜드의 현역로스터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토의 승격 발표 직후 둘의 맞대결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고 결국 이날 선발 투수로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허드슨은 1997년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오클랜드에 지명 됐고 메이저리그는 지토에 1년 앞서 1999년에 했다. 지토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던 2000시즌에 허드슨은 20승(6패) 투수였다. 이 둘과 마크 멀더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오클랜드에서 함께 뛰었고 셋은 ‘빅 3’로 불리곤 했다.  
지토는 2006년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7년 1억 2,600만 달러라는 당시 투수로서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 금액으로 계약, 오클랜드를 떠났다. 2013년 11월 샌프란시스코가 구단 옵션사용을 포기하면서 FA가 됐다. 지난 2월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했고 메이저리그 승격이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24경기(선발 22경기)에 등판하면서 8승 7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허드슨은 지토에 앞서 2004년 12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 됐다가 2014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뛰고 있다.
27일 둘은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허드슨은 1.1이닝 동안 1안타 볼넷 3개 몸에 맞는 볼 2개로 3실점(2자책점)했다. 지토는 2이닝 동안 6안타 볼넷 1개로 4실점(4자책점)했다. /nangap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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