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유일의 20승 후보였던 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의 20승이 사실상 좌절됐다.
유희관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⅔이닝 7피안타 1볼넷 8실점했다. 시즌 최악의 투구를 보인 유희관은 19승에 실패했고, 팀의 3-10 패배 속에 시즌 5번째 패배를 당했다.
2회초에만 8실점했다. 유희관은 외야 좌측으로 가는 선두 루이스 히메네스의 2루타와 외야 우측에 떨어진 양석환의 적시 2루타에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오지환과 유강남의 좌전안타에 2점째 실점했다. 이후 박지규의 희생번트와 안익훈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 위기에서 임훈의 타구가 1루수 오재일의 수비망을 빠져나가는 3타점 3루타가 되며 유희관의 실점은 5점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문선재의 번트가 우측 파울라인 안쪽을 흐르는 내야안타가 되는 불운까지 겹쳐 6실점.

유희관은 박용택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다시 만난 히메네스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맞고 강판됐다. 시즌 최소이닝 투구에 최다 실점까지 겹쳤다. 시즌 중반까지에 비해 최근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6월 5경기에서 8실점, 8월 4경기에서 6실점으로 호투했던 유희관의 모습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결과였다.
그러면서 20승 달성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사실상 좌절이라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날까지 138경기를 소화한 두산의 정규시즌 잔여경기는 6경기가 전부다. 따라서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이 유지되면 선발 등판 기회 자체가 1경기밖에 없다.
물론 약간의 변수는 있다. 이날 32구만 던지고 일찍 물러난 만큼 조금 짧은 휴식을 갖고 선발 등판한 뒤 시즌 마지막 경기에 다시 선발로 나서거나 짧은 이닝을 던지는 불펜투수로 20승을 노리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팀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어 개인 기록을 위해 투수진 전체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극히 적다.
하지만 유희관이 20승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번 시즌 그의 활약이 평가 절하되어서는 안 된다. 18승은 이미 2004년 개리 레스의 17승을 넘는 베어스 프랜차이즈 좌완투수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다. 또한 189⅔이닝으로 현재까지 국내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해 2년 연속 토종 최다 이닝 투수가 될 것이 유력하다.
20승은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데뷔 첫 개인 타이틀 획득을 위한 승률왕 경쟁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이 부문 단독 1위였다가 이제 7할8푼3리(18승 5패)로 에릭 해커(NC)와 공동 1위. 앞으로 남은 한 경기도 팀의 3위 등극, 그리고 자신의 승률왕을 위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