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표팀 막내 최준용(21, 연세대)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2차 결선 F조 첫 경기서 레바논에게 85-71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예선전적을 포함, 2승 1패를 기록해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수훈선수는 후반전에만 18점으로 폭발한 양동근과 ‘조커’ 최준용이었다. 전반전 한국은 맨투맨수비를 섰지만 번번이 뚫렸다. 후반전 2미터 장신 최준용이 투입되면서 지역방어로 전환했다. 개인기가 좋은 레바논도 실책을 연발하며 무너졌다.

공격도 좋았다. 최준용은 고비 때마다 3점슛을 터트려 답답한 경기를 시원하게 풀었다. 최준용은 장신임에도 속공까지 마무리하며 엄청난 순발력을 과시했다. 심지어 가드를 보며 이승현에게 어시스트까지 뿌렸다. 그야말로 만능이었다. 이날 최준용은 10점, 3점슛 2개,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로 맹활약했다. 블록슛도 했지만 정식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최준용은 “내가 잘했다기보다 들어가서 속공 때 달리는 거와 리바운드, 디펜스 등 궂은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공격도 형들 밑받침 역할이다. 마침 잘됐다”며 웃었다.
속공과 3점슛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최준용은 “감독님이나 벤치에서 형들이 상대가 키가 크니까 달리는 농구를 해서 지치게 만들자고 했다. 내가 잠깐 들어가는 거니까 (체력을) 다 쏟고 나오자고 했다”고 다짐했다.
최준용은 2년 전에도 아시아선수권에 막내로 출전했다. 하지만 거의 출전시간을 얻지 못했다. 지금은 대표팀의 핵심조커로 부상했다. 최준용은 “솔직히 2년 전에 후회를 많이 했다. 이번에 어차피 내가 들어가서 잃을게 없다. 해보고 싶은 거 다하고 후회 없이 뛰려고 한다. 잃을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대표팀은 열악한 상황에서 운동하고 있다. 최준용 등 막내 대학생들이 손빨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최준용은 “아직 대학생이다. 힘들지만 내가 언제 형들 빨래를 해보겠나. 영광이다. 지금은 손빨래 안한다. 먹는 것도 이제 숙소식당에서 안 먹고 (한식)도시락을 먹어서 괜찮다”며 대학생다운 긍정론을 펼쳤다.
목표를 묻자 최준용은 “제일 큰 목표는 아무래도 4강안에 드는 것이다. 개인적 목표는 주눅 들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하고 가는 것이다. 소속팀에 돌아갔을 때 ‘국가대표서 후회 없이 하고 왔다’고 말하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