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치 발목부상’ 필리핀, 전력 빨간불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27 20: 47

필리핀이 자랑하는 NBA출신 귀화선수 안드레이 블라치(29, 저장 플라잉타이거스)가 다쳤다.
필리핀은 2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2차 결선 E조 1차전에서 일본을 73-66으로 이겼다. 2승 1패의 필리핀은 3연승의 이란에 이어 E조 2위로 올라섰다. 반면 1승 2패의 일본은 E조 4위로 떨어졌다.
블라치는 3쿼터 초반 1대1 공격으로 훅슛을 성공시킨 뒤 착지를 잘못했다. 오른쪽 발목에 통증을 호소한 블라치는 곧바로 교체사인을 냈다. 동료들의 부축을 받은 그는 벤치로 물러났다. 필리핀과 일본이 접전을 펼치는 와중이었다. 필리핀의 타격이 컸다.

블라치는 이미 같은 경기 1쿼터서 동일한 부위를 살짝 다친 상태였다. 아무래도 비시즌 동안 운동을 안 해 체중이 8~10kg 불어난 것이 부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과체중으로 발목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던 것. 결국 블라치는 농구화를 벗고 얼음찜질을 하며 경기를 중단했다.
3쿼터 후반 블라치는 라커룸으로 스스로 걸어갔다가 다시 나왔다. 블라치는 4쿼터 8분 43초를 남기고 코트로 복귀했다. 필리핀이 5점을 이기는 긴박한 상황이라 안 뛸 수 없었던 것. 그는 절뚝거리면서 걸어 다니며 경기를 뛰었다. 점프를 할 수 없는 블라치는 일본센터에게 블록슛을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심기일전한 그는 중요한 순간에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며 필리핀의 승리에 기여했다. 블라치가 점프를 할 수 없어도 일본센터들은 그를 막지 못했다. 블라치는 18점, 10리바운드, 1블록슛으로 경기를 마쳤다.
일단 블라치는 심각한 부상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발목은 계속 다칠 수 있는 부위다. 블라치의 몸 상태는 전성기와 비교할 때 40%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경기 후 토마스 볼드윈 필리핀 감독은 “블라치가 다쳤다고 세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내일 얼마나 회복될지 지켜보겠다”며 이란 여기자에게 “블라치가 이란전에 안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이라고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블라치는 부상에 대해 “내일까지는 괜찮아 질 것”이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번 대회서 블라치의 위력은 기대이하다. 그는 4경기서 평균 16점, 9.5리바운드의 평범한 성적을 내고 있다. 가장 문제는 출전시간이다. 체력이 달리다보니 출전시간이 평균 21.6분에 그치고 있다. 블라치는 2쿼터 이상 뛸 몸 상태가 아닌 셈이다. 뛸 때도 설렁설렁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다. 수비는 아예 뒷전이다. 공격에서도 난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야투율은 41.1%에 불과하다. 자유투도 65.2% 수준. 블라치가 없는 것이 오히려 팀플레이에 도움이 될 정도다.
필리핀은 28일 오후 1시 45분에 아시아 최강 이란과 맞붙는다. 블라치가 뛰더라도 100% 몸이 아닐 것은 자명한 사실. 이대로라면 블라치는 하메드 하다디와의 매치업에서 망신을 당할 것이 확실하다. 
필리핀은 지난해 거금을 주고 블라치를 귀화시켰다. 두 달 동안 월급을 주고 스페인 농구월드컵에 출전시켰다. 블라치는 농구월드컵에서 평균 21.2점, 13.8리바운드, 1.6스틸의 가공할 위력을 선보였다. 필리핀은 세네갈을 81-79로 잡고 40년 만에 농구월드컵 사상 첫 승을 신고했다.
필리핀은 블라치를 리우올림픽으로 인도할 구세주로 여기고 그와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의 모습은 돈만 받고 제대로 일을 못하는 ‘먹튀’에 가깝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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