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이란의 침몰...아시아판도 요동친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28 15: 42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챔피언 이란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이란은 28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시티아레나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E조 결선 2차전에서 필리핀에게 73-87로 일격을 당했다. 두 팀은 나란히 3승 1패가 됐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필리핀이 E조 선두로 올라섰다. 예선 포함, 4연승을 달리던 이란의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란은 3쿼터까지 앞서가며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필리핀의 가드진이 활로를 뚫었다. 제이슨 윌리엄(26점, 3어시스트)과 테렌스 로미오(15점)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이란 진영을 휘저었다. 정신없이 속공이 쏟아지면서 이란도 리드를 내줬다. 여기에 안드레이 블라치(18점, 7리바운드, 4스틸, 2블록슛)는 화려한 드리블과 돌파로 득점을 올렸다. 전날 일본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쳤던 블라치는 중요한 경기서 투혼을 발휘했다.

4쿼터 종료 4분을 남기고 결정적 변수가 생겼다. 블록슛을 시도하던 하다디(10점, 7리바운드)에게 네 번째 파울이 지적됐다. 그러자 하다디는 판정에 불복해 심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결국 하다디는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승부는 급격하게 필리핀으로 기울었다.
경기 후 덕 바우만 이란 감독은 “스트레치형 파워포워드를 막는 것은 쉽다. 하지만 스트레치형 센터를 막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블라치의 기량은 대단했다. 그에게 골밑이 그냥 뚫렸다. 또 필리핀 가드들은 너무 빨랐다”고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결선에서 한 경기 졌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토너먼트”라며 복수를 다짐했다.
토마스 볼드윈 필리핀 감독은 “블라치가 하다디를 상대로 아주 잘해줬다.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 우리는 블라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그를 활용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필리핀이 이란을 잡으면서 아시아선수권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현재까지 전력으로 봤을 때 필리핀, 이란, 중국, 한국이 4강서 만날 확률이 가장 높다. 필리핀이 E조 1위로 올라서면서 F조 2위가 유력한 한국과 4강서 만날 확률이 높아졌다. 한국은 존스컵에서 필리핀을 82-70으로 이겼지만, 당시 블라치가 뛰지 않아 의미가 없다. 필리핀과 블라치는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최국 중국은 예선에서 한국을 꺾어 F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이변이 없다면 중국은 준결승에서 이란과 만난다. 현재 중국의 전력을 고려하면 이란이 우세하다. 필리핀의 선전으로 중국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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