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전 패배의 대가는 컸다. 한국이 8강 토너먼트에서 챔피언 이란과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아직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28일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열린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결선 F조 2차전에서 카타르에게 63-69로 패했다. 2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4승)과 카타르(3승 1패)에 이어 F조 3위로 밀렸다.
▲ 요르단 도움 없이는 자력 2위 불가능

한국이 29일 이미 탈락이 확정된 카자흐스탄(4패)을 꺾는다고 가정해보자. 중국이 카타르를 잡고, 요르단이 레바논(1승 3패)을 잡는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한국, 카타르, 요르단이 나란히 3승 2패가 된다. 공교롭게 세 팀이 서로 승패가 맞물리면서 승자승 원칙이 무의미해진다. 이 때 세 팀의 골득실을 따지게 된다.
한국은 요르단전 87-60 승리, 카타르전 63-69 패배로 +21이다. 카타르는 한국전 69-63 승리, 요르단전 73-84 패배로 -5다. 요르단은 한국전 60-87 패배, 카타르전 84-73 승리로 -16이다. 이 결과에 따라 F조 2위는 한국, 3위는 카타르, 4위는 요르단이 된다.
한국은 무조건 요르단이 레바논을 잡아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8강에서 E조 2위 이란을 피할 수 있다. 그런데 레바논 역시 요르단을 잡으면 요르단과 나란히 2승 3패가 되지만, 승자승 원칙으로 4위에 턱걸이 할 수 있다. 레바논은 기를 쓰고 요르단전 승리를 원할 것이 뻔하다. 레바논은 예선서 카타르에 패했고 카타르는 결선에서 요르단에 졌다.
중국전에서 패한 뒤 레바논 감독은 “중국전 패배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8강 진출을 위해 내일 요르단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이날 경기는 오후 5시 45분 요르단-레바논, 8시반 중국-카타르, 10시 20분 한국-카자흐스탄전 순으로 열려 한국은 모든 결과를 알고 최종전을 치르게 된다.
▲ F조 3위를 하면 8강에서 이란과 만난다
나머지 경우에서는 한국이 조 2위가 될 수 없다. 요르단이 패하거나, 중국이 패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다. 그럴 경우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이겨도 F조 3위로 E조 2위가 거의 확실한 이란과 8강서 만난다. 한국이 카자흐스탄에게 패해 조 4위가 되는 것은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필리핀은 28일 이란전에서 87-73으로 대승을 거뒀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필리핀이 E조 1위고 이란이 2위다. 필리핀과 이란은 29일 각각 인도와 팔레스타인을 상대한다. 필리핀과 이란이 나란히 승리해 현재 순위가 굳어질 것이 확실시 된다.

만약 한국이 카타르를 이겼다면 F조 2위를 확보해 8강전에서 필리핀 또는 이란을 피할 수 있었다. 또 준결승에서도 이란을 피할 수 있어 결승진출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중국전 패배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카타르전 패배로 굴러온 복을 발로 찬 셈이 됐다. 20점을 이기다 역전패를 당한 중국전 패배도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요르단이 레바논에게 패한다면 한국은 8강서 챔피언 이란을 만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갖게 된다.
이란은 필리핀전 대패로 자존심을 구겼다. 더 이상 방심할 여지가 없다. 더구나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은 이란을 79-77로 이겼다. 이란은 복수를 벼르고 있다.
카타르전 패배 후 김동광 감독은 “이란을 만나도 어쩔 수 없다. 방법이 없다. (카타르전이) 꼭 이겨야 하는 게임이라 선수들 어깨에 부담이 들어갔다. 선수들은 열심히 해줬는데 오늘 좀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안 좋았다”며 아쉬워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는 아시아선수권 우승팀만 직행할 수 있다. 나머지 2~4위에게는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최종예선 티켓은 원래 3위까지 줬지만 이번에 한 장이 늘었다. 한국이 8강전서 이란을 만날 경우, 반드시 이겨야만 올림픽 최종예선에 갈 수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