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지역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 전주시를 위해 상생을 선택했다. 전주의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를 위해 희생했다. 전북의 희생이 없었다면, 전주의 U-20 월드컵 개최도 불가능했다. 전주의 U-20 월드컵 개최에 있어 전북이 숨은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주가 FIFA U-20 월드컵을 개최한다.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FIFA는 2017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U-20 월드컵의 개최 도시 6곳을 발표했다. FIFA는 전주를 비롯해 천안, 대전, 인천, 제주, 수원 등을 개최 도시로 선정했다.
전주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U-20 월드컵의 개최 도시로 선정될 경우 최소 330억 원에 달하는 직·간접적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회 기간 동안 6경기 이상이 배정됨에 따라 적지 않은 축구팬들이 방문, 전주를 세계에 쉽게 알릴 수 있다는 기대 효과도 작용했다.

하지만 전주가 원한다고 U-20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FIFA가 바라는 것을 충족시켜야 했다.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기반 시설과 성공적인 대회를 위한 축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필요했다.
전주의 바람과 달리 많은 것이 부족했다. 기반 시설이 없었다. 숙박 시설은 건축되고 있지만, 선수단이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할 훈련장이 없었다. 개최 도시로 선정된 이후에 만든다고 공약하더라도 FIFA에서 믿어줄 리가 없었다. FIFA는 이미 모든 것이 준비된 도시를 원했다.
전주 입장에서는 난처했다. 미리 훈련 시설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개최 도시로 선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기존에 만들어진 시설이 필요했다. 그러나 전주는 물론 전라북도 내의 지자체가 보유한 FIFA가 원하는 수준의 훈련 시설은 전무했다.
지자체가 아닌 곳에 해답이 있었다. 전북의 클럽하우스 훈련장이었다. 마땅한 대책이 없는 전주는 전북을 찾아가 훈련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끔 요청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시즌을 소화해야 하는 전북 입장에서는 무리한 부탁이었다.
그럼에도 전북은 흔쾌히 수락했다. 대회 기간 동안 방문 국가들과 훈련 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수고, 외부인의 클럽하우스 출입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는 등 불편함이 존재했지만 전북은 연고 지역 전주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상생을 위한 수락이었다. 1995년 전주에 둥지를 틀고 21년 동안 전주 시민들의 응원을 받은 만큼 수고와 불편함을 감수하는 등 희생하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U-20 월드컵의 개최의 긍정적인 효과는 장기적으로 전북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을 내렸다.
훈련 시설만 도움을 준 것이 아니다. 전북이 일으키고 있는 전주의 축구 열기도 전주의 U-20 월드컵 개최에 큰 힘이 됐다. FIFA는 개최 도시 선정을 위한 실사를 하면서 K리그 클래식 평균 관중 및 누적 관중 1위의 전북을 향한 응원에 놀랐다. 해당 부문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은 당연한 일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