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말뿐인 격려보다 실질적 지원이 필요한 국가대표팀이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28일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열린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F조 결선 2차전에서 카타르에게 63-69로 패했다. 2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4승)과 카타르(3승 1패)에 이어 F조 3위로 밀렸다.
한국은 29일 카자흐스탄과의 남은 경기서 반드시 이기고, 요르단이 레바논을 잡아줘야 F조 2위가 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한국은 F조 3위로 8강에 올라 ‘챔피언’ 이란과 맞붙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한마디로 큰 위기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경기장에 낯익은 인물이 나타났다. 방열(74) 대한농구협회장이었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28일 오후 경기장에 도착했다. 박한 선수단장, 김동광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방 회장은 국제농구연맹(FIBA) 관계자들과 인사를 한 뒤 귀빈석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농구대표팀은 감독선임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를 두 달도 못 남기고 대표팀이 소집됐다. 훈련수당도 깎였고, 훈련복도 풍족하게 지급되지 않았다. 해외전지훈련은 체재비를 대만이 대는 존스컵 출전으로 대신했다. 불법스포츠도박 파문으로 김선형이 하차하고 하승진과 윤호영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현지에 와서도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중국의 텃세로 연습구장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중국과 격전을 치르고 13시간 만에 싱가포르와 경기를 가졌다. 전력분석을 위한 비디오도 구하기 어려웠다.
특히 2미터 장신 대학생 선수들이 이코노미 클래스를 타고 와 대회초반 손빨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기사가 나간 시점에서 빨래문제는 이미 해결이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 우한에서 아시아농구선수권을 치른 여자대표팀의 경우 WKBL 직원이 대회기간 상주하며 대표팀을 챙겼다. 하지만 현재 장사에는 KBL 관계자가 아무도 없다. 방 회장이 오기 전까지 농구협회 직원도 아무도 없었다. 방 회장이 온 뒤 막혔던 문제가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니다.
과연 방 회장은 ‘손빨래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을까. 그는 “언론보도에 아쉬운 점이 있다. 팬들이 선수가 손빨래를 해서 슛이 안 들어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항의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코노미 클래스’에 대해서는 “들은바가 없다. 종이신문은 보지만 인터넷신문은 보지 않는다. 직원들이 원칙대로 처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 회장은 경기 외적인 문제에 대한 보도로 농구협회가 지탄받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카타르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만나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방 회장의 따뜻한 격려에도 불구, 한국은 카타르를 꺾지 못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