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과 방향성을 확고하게 보여줬다."
광주 FC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승격 첫 해. 다른 사람들은 모두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고 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아니었다. 지난 시즌 막판 상승세를 바탕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승승장구해서 올라온 만큼 어려워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예상이 깨졌다. 1라운드를 5위로 시작한 광주는 3라운드에서 2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물론 그 순위는 계속 유지하지 못했지만, 주위에서 예상했던 것 만큼 힘든 시즌은 아니었다. 현재 순위는 10위까지 떨어졌지만, 강등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강등이 예상되는 팀은 자신들이 가진 색깔을 잃기가 쉽다. 이번 시즌만 하더라도 대전 시티즌이 그랬다. 그러나 광주는 색깔을 잃지 않았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축구는 강팀을 상대해도, 약팀을 상대해도 변함이 없었다. 전력이 약세인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축구를 꾸준하게 펼쳤다.
FC 서울 최용수 감독은 그렇게 광주를 만든 남기일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최 감독은 "남기일 감독이 소신과 방향성을 확고하게 보여줬다. 그런 점은 높게 사야 한다. 앞으로도 (남기일 감독처럼) 과감하고 도전적인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은 광주가 강팀에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점에 반했다. 그는 "전북과 수원, 포항 등 강팀을 상대로 그런 색깔을 보여주는 건 쉽지 않다.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 선수층이 두터웠으면 더 조직적이고, 끈끈했을 것이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이렇게 끌고 나가며 좋은 팀을 만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