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김동광호, 대학생 대표들이 희망이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29 13: 27

한국농구가 아시아선수권 최대 고비를 만났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29일 밤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 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되는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결선 F조 3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상대한다. 
현재 2승 2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중국(4승)과 카타르(3승 1패)에 이어 F조 3위다.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이어 요르단과 중국이 각각 레바논과 카타르를 이겨줘야만 한국이 F조 2위가 된다. 요르단이나 중국 중 한 팀이라도 패하면 한국은 F조 3위로 밀려 8강 토너먼트에서 E조 2위 이란과 만난다. 한마디로 절체절명의 위기다.

▲ 집중견제에 체력 떨어진 양동근-조성민
양동근과 조성민은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은 3점슛 15개를 폭발시키며 첫 상대 요르단을 87-60으로 대파했다. 양동근(17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 3점슛 5/6)과 조성민(19점, 3점슛 5/7)은 폭발적인 3점슛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아쉽게 73-76으로 패한 중국전에서도 양동근(24점, 10리바운드, 3점슛 3/4)과 조성민(14점, 3점슛 1/5)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졌다.
문제는 30줄 노장인 두 선수가 경기당 30분 이상 출전하면서 많이 지쳤다는 점이다. 레바논전에서 양동근은 전반전 무득점에 묶였다. 유난히 몸이 무거웠다. 다행히 2쿼터 체력을 비축한 양동근은 후반전에만 18점을 폭발시키며 대활약했다. 8개의 스틸을 속공으로 연결한 것이 주효했다. 조성민도 15점, 3점슛 3개로 변함없이 터져줬다. 그러나 두 선수가 후반에서야 터졌다는 것은 그만큼 점점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카타르전에서 양동근과 조성민은 몸이 무거웠다. 전날 레바논전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탓이다. 노장들의 경우 피로회복속도가 늦어 체력소모도 그만큼 빠르다. 설상가상 카타르는 두 선수를 잡겠다고 벼르고 나왔다. 양동근(15점, 3점슛 3/9)과 조성민(7점, 3점슛 1/10) 모두 대회기간 중 가장 저조했다.
김동광 감독은 “그래도 (벤치로) 빼주는데 연속경기라 영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조성민과 양동근에게 터프한 디펜스를 한다. 몸을 부딪치는 게 배 이상이다.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분석했다.
▲ 문태영, 잇따른 부진으로 자신감 잃어
대표팀에서 활약이 아쉬운 선수는 문태영이다. 8억 3000만 원으로 프로농구 최고연봉자인 문태영은 국내리그서 20득점은 밥 먹듯 해내는 득점기계다. 타국 귀화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문태영은 득점에서 자기 몫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문태영이 보여준 모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94cm인 문태영은 자신보다 큰 신장의 수비수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유의 정확한 점프슛도 날카로움을 잃었다. 이번 대회 5경기서 문태영은 주전 스몰포워드로 나섰지만, 4.6점, 4.4점으로 부진하다. 야투율이 33.3%에 지나지 않는다.
문태영은 중국전에서 8점, 8리바운드로 수비에서 선전했다. 그러나 30분을 뛰고 5반칙 퇴장을 당했다. 막판 역전패를 당한 한국운 문태영의 빈자리가 컸다. 레바논전에서 6개의 야투 중 하나만 넣으면서 4점으로 부진했다. 한국은 후반전 최준용이 들어가 조커역할을 해주면서 겨우 역전승했다. 카타르전에서도 문태영은 9개의 야투 중 2개를 넣고 4점에 그쳤다.
카타르전 후 김동광 감독은 “태영이가 자기 몫을 해줘야 하는데 자신감이 떨어졌다. 자기 찬스에서 패스를 한다. 원래 패스하는 선수가 아닌데...공격을 하라고 했는데 안 풀리니까 슛이 안 들어가 위축됐다”고 평했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온 문태영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경험 많은 그가 해줘야 한다.
▲ ‘젊은 피’ 대학생들이 해줘야 한다 
대표팀에는 이종현(21, 고려대, 206cm), 강상재(21, 고려대, 200cm), 최준용(21, 연세대, 200cm), 문성곤(22, 고려대, 195cm) 대학생 4인방이 있다. 이들은 청소년대표시절부터 함께 뛰며 손발을 맞춰온 절친 사이다. 네 명 모두 195cm 이상의 장신으로 자기 포지션에서 밀리지 않는 신장을 보유하고 있다. 문성곤과 최준용은 장신임에도 순발력이 빠르고 운동능력도 좋은 편이다. 둘은 가드포지션까지 볼 수 있어 쓰임새가 굉장히 폭넓다.
이종현은 김종규의 백업센터로 핵심 기둥역할이다. 센터가 단 두 명인 관계로 김종규가 파울트러블에 걸리면 이종현이 해줘야 한다. 그는 평균 21.6분을 뛰며 9.8점, 3.6리바운드, 2.4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특히 레바논전에서 17점, 6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대활약을 해줬다.
레바논전 후 만난 이종현은 “항상 종규 형이 못해서 나오면 그 부분을 지적 안 받으려고 많이 생각하고 시합을 뛴다. 중동선수들이 몸싸움이 워낙 거칠다. 종규 형이나 저나 힘이 부족해서 박스아웃이 부족하다.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반성했다.
최준용은 싱가포르전에서 10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대활약했다. 그는 레바논전 후반전 조커로 기용돼 10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로 승부의 물줄기를 바꾸는 역할을 했다. 장신 포워드로 가드까지 볼 수 있는 최준용의 역할이 크다. 이종현은 “(최)준용이도 모처럼 활약이 좋아서 모처럼 신이 났다 마지막에 재밌게 했다”며 대학생 선수들의 활약에 고무됐다.
문성곤과 강상재는 아직까지 역할이 적은 편이다. 문성곤은 싱가포르전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타박상을 입었으나 현재 뛰는데 지장이 없다. 김동광 감독은 장신슈터가 필요할 때 문성곤이 시원한 3점슛을 터트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195cm의 신장에 대인방어가 좋은 문성곤은 전담수비수로도 재능이 있다. 강상재는 이승현의 쉬는 시간을 책임지며 골밑을 사수한다. 정확한 점프슛과 빈 공간을 찾아 컷인하는 능력도 좋은 선수다.  
김동광 감독은 “대학생들이 해줘야 한다. (문)성곤이가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왜냐하면 (조)성민이나 그런 아이들이 많이 알려졌다. 상대팀이 양동근, 조성민에게 밀착수비를 한다. 헤쳐 나가기 힘들다. 그럴 때 신예들 최준용, 문성곤, 이종현, 강상재가 돌아가며 해주면 게임 풀기가 쉬워진다”며 대학생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