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사이클링’ 나주환, 5m가 모자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29 16: 42

꽤 오랜 기간 2군에서 와신상담했던 나주환(31, SK)이 1군 합류 후 그간 못했던 활약을 몰아서 하고 있다. 29일에는 역사적인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에 5m가 모자라는 맹활약을 펼쳤다.
나주환은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9번 2루수로 출전, 4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3안타 경기는 세 차례 있었지만 4안타 경기는 처음이다. 나주환의 4안타 경기는 2007년 8월 24일 문학 LG전 이후 무려 2958일 만이다.
시작부터 방망이가 터졌다. 2-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로 나선 나주환은 kt 선발 정대현의 빠른 공을 받아쳐 우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팀의 기세를 이어가는 한 방이자 선발 메릴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한 방이었다. 4회에는 2사 2루 상황에서 우익수 김사연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타점 하나를 더 수확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 안타를 때렸다. 그러자 경기장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3루타 하나면 히트 포 더 사이클을 완성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회는 7회 찾아왔다. 1사 1루 상황에서 나주환은 정성곤을 상대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타구는 우중간을 향해 다시 멀리 뻗기 시작했다.
kt 외야수들이 공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고 공은 펜스 근처에 가서 떨어졌다. 포구와 중계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 이에 전력질주를 한 나주환은 2루를 찍고 거침없이 3루를 향해 뛰었다. 3루까지 도달만 하면 대기록 완성이었다.
하지만 kt 중계 플레이가 완벽하게 이어졌고 공은 3루로 향했다. 나주환이 3루에 다다르기 5m전 공이 3루에 도달했고 나주환은 서서 아웃을 당했다.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나주환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조금 더 발이 빨랐다면, 혹은 kt 중계 플레이에서 한 번만 더듬는 플레이가 있었다면 3루타도 가능했다. 하지만 운은 나주환의 편이 아니었다.
그래도 관중석의 팬들은 이날 4안타 경기를 펼친 나주환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SK는 2루에 확실한 주전 선수가 없는 상황이다. 김연훈 박계현 나주환이 아직도 경쟁 중이고 이대수도 2루를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주환의 폭발은 SK로서 반가운 일이다.
나주환은 경기 후 "최근 5위 경쟁에 중요한 상황에서 중요한 경기였는데 좋은 활약을 펼쳐 팀 승리에 도움이 돼 기분이 매우 좋다. 마지막 타석에 들어설 때는 사이클링을 생각하지 않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맞는 순간 장타를 직감하고 무조건 3루까지 뛰었다. 아쉽게 됐다"라고 웃으면서 "초구를 좋아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한데 올해 초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고 타격감도 안 좋은 분위기로 흘렀다. 최근 선수단 분위기도 좋고, 타석에서도 적극적으로 타격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선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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