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소방수 윤석민이 2016시즌에는 선발투수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은 지난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4로 앞선 7회말 2사후에 구원등판해 9회말까지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팀의 6-4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날 승리를 지킨 댓가로 세이브 1개를 추가해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했다.
윤석민이 30세이브 기록은 지난 1998년 전신 해태 타이거즈의 소방수 임창용이 34세이브를 적상한 이후 무려 17년만이다. 2001년 8월 해태를 인수해 KIA 타이거즈 출범 이후는 최초의 기록이다. 출범 이후 소방수 부재에 허덕였던 KIA로서는 기념비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KIA는 내년부터 새로운 소방수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발투수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김기태 감독은 시즌을 마치면 2016 시즌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면서 윤석민의 보직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선발투수 임무를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볼티모어 소속 트리플 A를 떠나 친정 KIA와 FA 계약을 맺고 복귀하자 윤석민의 보직을 놓고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당시 김기태 감독 등 코치진은 고심끝에 팀의 마운드 현실상 소방수가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고 윤석민도 결정대로 소방수로 나섰다.
여기에는 암묵적인 상호 합의가 깔려 있었다. 1년만 소방수를 하고 2016년부터는 선발투수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김기태 감독도 시즌중 몇차례 "내년에는 선발투수로 복귀시켜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1년간의 소방수 파견이었던 셈이다.
내년 시즌 윤석민이 선발투수로 복귀하면 KIA 선발진은 강해진다. 일단 2년 연속 15승을 따낸 양현종과 토종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 있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좌우 토종 원투펀치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2명이 선발진에 가담한다. 그리고 선발투수로 확실하게 성장한 임준혁이 뒤를 받치게 된다. 탄탄한 5명의 선발진이 일찌감치 구축되는 셈이다.
윤석민은 2006년 KIA 입단과 동시에 필승맨과 소방수로 활약한 바 있다. 2008년부터는 본격적인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2011년 투수 4관왕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선발투수로 복귀한다면 통산 100승 고지를 향해 다시 움직일 수 있다. 그는 9월 29일 현재 74승74세이브(65패)를 기록중이다.
반대로 KIA 코치진은 새로운 소방수를 찾아야 하는 숙제도 동시에 안게 된다. 외국인 소방수는 외국인 경기 엔트리 규정 때문에 어렵다. 결국 심동섭, 한승혁, 김광수 등 기존의 불펜투수 가운데 한 명을 발탁할 수 밖에 없다.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집단 소방수 체제로 운용할 가능성도 있다. 외부의 FA 영입 가능성도 있지만 높은 계약금과 연봉, 선수출혈 등 비용이 만만치 않고 투자의 효율성도 따져야 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