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34, 모비스)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8일 오후 6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되는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F조 결선 3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79-63으로 대파했다. 3승 2패로 F조 3위를 차지한 대표팀은 오는 1일 이란과 8강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카자흐스탄전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3위가 확정된 상황이었다. 굳이 주전들을 무리시킬 필요가 없었다. 이날 양동근은 18분 12초를 뛰면서 2점, 3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종전까지 평균 6.7어시스트로 전체 1위를 달리던 양동근은 5.4개로 수치가 떨어지며 2위로 밀렸다. 하지만 팀 승리가 먼저인 양동근은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다. 양동근은 효율성지수에서는 22.8로 여전히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김태술이 11점, 2스틸로 대회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이 한국의 수확이었다. 김동광 감독은 “감이 떨어진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태술이가 살아났다”며 반겼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양동근은 아시아 최고가드 반열에 올랐다. 어디를 가나 팬들이 알아보고 소리를 지른다. 심지어 기자들까지 양동근에게 사진촬영 요청을 할 정도다. 취재규정에 어긋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다.
카자흐스탄전이 끝난 뒤 한 중국기자가 본 기자에게 양동근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양동근이 영어가 익숙지 않으니 인터뷰를 위해 통역을 해달라는 의미로 알고 응했다. 그런데 이 기자는 막상 양동근이 오니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취재보다 사심 채우기가 먼저였던 것. 양동근도 순간 당황했지만 멋진 미소를 보이며 흔쾌히 사진촬영에 응했다. 양동근의 인지도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건이었다.
이제 양동근은 라이벌 마디 캄라니(33, 이란)와 함께 ‘아시아가드 넘버원’을 가린다. 둘은 2006년부터 각종 국제대회서 수차례 맞붙어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사이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는 막판 추격에 결정적인 3점슛을 꽂고, 김종규의 역전슛까지 어시스트한 양동근이 이겼다. 그러나 지난달 존스컵에서는 한국이 이란에 46-77로 완패를 당했다. 더구나 당시 이란이 자랑하는 하다디-바라미-캄라니 삼총사는 얼마 뛰지도 않았다. 한국은 후보선수들에게 당했다.
양동근은 “8강에서 이란을 맞아 열심히 싸우겠다”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