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대표로 출전한 ‘고려인 PG’ 티무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30 12: 34

비록 대한민국 국적은 아니지만, 같은 한민족으로 아시아농구선수권에 출전한 동포선수가 있다. 바로 카자흐스탄의 포인트가드 티무르 술타노프(34, 178cm)다.
구소련의 후예 카자흐스탄은 대부분이 러시아선수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 기자에 따르면 순수 카자흐스탄 선수는 3명에 불과하고, 카자흐스탄 여권을 가진 러시아 선수들이 뛴다고 한다. 12명의 선수 중 10명은 백인이었고, 한 명은 흑인귀화선수 제리 존슨이었다.
마지막으로 키가 작은 동양인 선수가 한 명 눈에 들어왔다. 바로 티무르 술타노프였다. 한국사람과 얼굴 생김새가 무척 닮아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름으로 봤을 때는 몽골사람으로 보였다. 2005년 통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 10만 3676명의 고려인이 거주한다고 한다. 고려인일 가능성이 있었다. 

한국과의 후반전에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술타노프가 출전했다. 기량은 기대이하였다. 그는 4개를 쏜 3점슛이 모두 빗나갔다. 작은 키로 리바운드를 2개 잡았고, 파울도 2개를 범했다. 김태술을 막기에는 너무 실력 차가 컸다.
드리블을 하던 술타노프는 크게 넘어졌다. 동정표를 얻었는지 이후 중국 관중들이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작은 선수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심정이었다. 술타노프는 머리 뒤로 노룩패스를 하는 등 손재간은 좋았다. 하지만 어시스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술타노프는 한국에서 온 기자라는 말에 반가워했다. 고려인인지 물으니 “고려인이 맞다. 어머니가 고려사람”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시간이 짧아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16세 이후 국적을 바꾼 귀화선수는 팀 당 한 명씩만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운동능력이 좋은 미국출신 흑인선수를 돈을 주고 영입하는 추세다. 민족성이나 국적보다 성적과 실력이 우선시되는 풍토다. 이런 가운데 카자흐스탄 대표팀에서 뛰는 동포선수의 존재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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