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꼴찌' 한화, 2008년과 닮아 무섭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02 13: 46

한화의 가을야구이 희망은 거의 사라졌다.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화는 지난 1일 목동 넥센전에서 추격전 끝에 허무한 주루사로 3-4 패배를 당했다. 잔여 2경기를 남겨놓은 한화의 포스트시즌 탈락 트래직넘버는 1로 줄었다. 전반기까지 44승40패 승률 5할2푼4리로 5위였던 한화는 후반기 23승35패 승률 3할9푼7리로 곤두박질쳤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리그 최하위의 성적으로 시즌 전체 순위는 7위다.
올해 한화의 후반기 추락은 여러 모로 2008년을 거의 빼닮았다. 전반기에는 승승장구하다 후반기 거짓말처럼 무너지는 과정이 비슷하다. 2008년은 한화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기 시작한 첫 해로 암흑기의 시작점이었다. 그런데 2015년에도 2008년의 데자뷰다.

2008년 한화는 전반기까지 상위권에서 놀았다. 베이징 올림픽에 따른 시즌 일시 중단으로 그해에는 전반기를 7월 마지막 날까지 치렀는데 당시까지 한화는 56승46패 승률 5할4푼9리로 3위였다. 2위 두산과 승차 없는 3위로 4위 롯데에는 4경기를 앞서있었다.
그러나 올림픽 휴식기가 끝나고 8월말부터 시작된 후반기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후반기 성적은 8승16패 승률 3할3푼3리로 리그 최하위. 당시 8개 구단 중 전반기 가장 많은 102경기를 치러 후반기에는 여유 있는 일정이었지만, 이 같은 유리함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2008년 한화의 후반기 추락은 지금의 한화와 몇 가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먼저 확실한 선발투수가 에이스말고 없었다. 당시에는 류현진, 지금은 에스밀 로저스만이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선발이었다. 2008년은 노장 선발들이 내리막을 탔고, 지금은 보직 붕괴로 선발 로테이션이 헝클어졌다.
불펜 운용과 붕괴도 닮았다. 2008년에는 마정길이 후반기 팀의 24경기 중 20경기에 등판했다. 그가 나오지 않은 4경기는 류현진 선발등판 경기. 올해 전반기 권혁과 박정진이 팀의 84경기 중 각각 50경기-55경기에 집중 투입된 것과 비슷하다. 2008년 전반기 불펜 필승조였던 윤규진이 후반기 1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아웃됐는데 올해도 8월 중순 어깨 통증으로 시즌이 끝났다. 선발과 구원을 오간 송창식과 김민우는 각각 구위 저하와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2008년 이후 한화는 길고 긴 암흑기를 보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사이 5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해 탈꼴찌에는 성공했지만 암흑기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눈앞의 성적이 중요하다지만 투수들의 혹사와 부상 예방 및 관리 실패로 마운드부터 무너지며 세대교체가 되지 않은 것이 지금 한화가 처해있는 상황과 흡사하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과연 지금 이대로라면 한화의 미래를 어떻게 될까. 2008년과 닮아 무서운 2015년의 끝자락이다. /waw@osen.co.kr
 
[사진] 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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