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라’ 1~9위, 마지막 경우의 수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01 06: 02

묘한 상황이 됐다. 이제 팀별로 3~4경기 정도를 남겨두고 있지만 순위가 확정된 팀은 딱 하나다. 1위부터 9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다 치러야 순위가 확정될 수도 있다.
KBO 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다 관중 동원을 확정지은 9월 30일 프로야구 4경기에서는 각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선두 삼성은 매직넘버를 줄이지 못했고 롯데는 남은 경기 결과와는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SK가 5위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간 반면 두산은 3위 싸움에서 사실상 뒷걸음질 쳤다. 1위부터 9위까지, 각 전장별 경우의 수도 복잡해졌다.
▲ 삼성,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한가

삼성의 한국시리즈 직행은 기정사실화됐었다. 유일하게 산술적인 가능성이 있었던 NC도 사실상 포기 상태였다. 2위를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이 최근 4연패를 당한 사이 NC는 3연승으로 삼성과의 승차를 줄였다. 이 기간 삼성은 ‘3’이 된 매직넘버를 하나도 줄이지 못했다. 이제 두 팀의 승차는 1.5경기다.
삼성은 141경기에서 85승56패(.603)를 기록 중이다. NC는 140경기에서 82승56패2무(.594)다. 삼성이 3승을 더 했지만 NC는 무승부 두 번이 있다. 이에 NC는 자력으로는 우승이 불가능하나 삼성의 성적에 따라 창단 후 첫 정규시즌 1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쫓기는 쪽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고 부상자까지 속출한 삼성일 수 있다.
삼성은 남은 3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할 경우 87승57패(.604)가 된다. 여기서 NC가 남은 4경기를 모두 잡으면 86승56패2무(.606)로 역전이 가능하다. 삼성이 1승2패를 한다면 NC는 3승1패만 해도 역전한다. 반면 NC가 남은 경기에서 5할(2승2패)에 머물 경우 삼성은 1승만 건져도 된다. NC가 1승3패로 처지면 스스로 자격을 놓치지 된다. 삼성은 1일 KIA(광주), 2일 kt(대구), 3일 넥센(목동) 일정으로 이동거리도 길다. NC는 30일 잠실에서 두산과 맞붙은 것에 이어 1일 두산(잠실), 2~3일 SK(인천)전이 모두 수도권이다. NC도 해볼 만한 일정이다.
▲ 3위 싸움, 원점에서 다시 시작
준플레이오프 직행권이 주어지는 3위는 1위와 5위 싸움보다 더 지독한 안개다. 30일까지 넥센이 141경기에서 76승64패1무, 두산이 140경기에서 76승64패로 공동 3위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의 희비는 엇갈린다. 넥센이 약간 유리한 위치에 있기는 하지만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
상대적으로 두산에 비해 일정이 덜 복잡했던 넥센은 1일 한화, 2일 롯데, 3일 삼성전을 모두 홈에서 치른다는 이점은 있다. 2일 경기를 치르는 롯데는 동기부여도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고 3일 삼성은 우승을 확정지은 위치에 있을 수도 있다.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이 나서는 1일 한화전이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무승부가 하나 더 있어 두산은 무조건 넥센보다는 1승을 더 해야 3위로 나갈 수 있다. 두산은 1일 SK(인천), 2~3일 KIA(광주), 4일 KIA(잠실)로 3경기가 원정이다. 5위 싸움을 벌이는 두 팀과 4연전을 치러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 ‘5위’ SK가 유리, 하지만 변수는 있다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5위 싸움은 롯데가 탈락한 가운데 일단 SK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가을 들어 무서운 힘을 내며 8위에서 5위 싸움의 주도권까지 잡는 데 성공한 SK는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자력으로 5위를 확정 짓는다. 이 경우 1일 두산, 2~3일 NC와 만나는 데 모두 홈경기다. 1일 경기에는 에이스 김광현이 나서 ‘천적’ 장원준 요격에 나선다.
SK가 3전 전승을 다하지 못하더라도 가능성은 있다. 2승1패를 거두면 한화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도 탈락이다. KIA는 5전 전승을 해야 한다. 사실상 KIA도 전승을 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SK의 5위 매직넘버는 사실상 ‘2’일 수도 있다. 하지만 1승2패를 할 경우는 모든 팀에 기회가 열린다. 한화는 3전 전승을 할 딱 하나의 경우의 수에서 SK를 앞지른다. KIA는 4승1패 이상이 필요하다. SK의 최근 기세를 고려할 때 한화와 KIA는 앞으로 한 번의 패배가 5위 싸움에 탈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있다.
오랜 기간 LG가 머물러 있었던 9위도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열렸다. LG는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66승76패2무(.465)로 시즌을 마감한다. 롯데는 남은 3경기에서 최소 2승을 해야 LG의 추격을 막을 수 있다. 만약 롯데가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롯데는 65승78패1무(.455)가 된다. 이 경우 LG는 3승1패를 할 때 롯데를 뒤집을 수 있다. LG가 전승을 해도 한화는 9위까지 떨어지지 않으며 KIA는 전패가 아닌 이상 상관이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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